김성욱기자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올해 미국인 신입생 중 흑인 및 히스패닉계는 줄고, 아시아계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소수 인종 입학 우대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하버드대학교 졸업식 모습. EPA연합뉴스
연합뉴스는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 통신 등을 인용해 "하버드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 중 자신이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고 밝힌 학생은 지난해 14%에서 11.5%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히스패닉 또는 라티노 신입생 역시 16%에서 11%로 하락했다. 반면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 비율은 37%에서 41%로 증가했다. 백인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린스턴대도 흑인 신입생 비율이 지난해 8.9%에서 올해 5%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1968년 이후 최저치로 알려졌다. 반면 아시아계 비율은 23.8%에서 27.1%로 커졌다.
'어퍼머티브 액션'은 지난 1961년 흑인 민권 운동의 흐름을 타고 도입됐다. 그러다 지난 2014년 한 비영리단체가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입시 제도가 백인과 아시아계에 불리해 인종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수정헌법 14조와 민권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냈다. 이후 2023년 6월 대법원은 "흑인과 히스패닉, 아메리카 원주민 등을 위한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이 (성적이 우수한)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역차별했다"며 위헌 결정을 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캠퍼스의 모습. AP연합뉴스
당시 소송에서 피고였던 하버드대는 아시아계 미국인 입학 지원자를 차별했다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 기존 정책을 전면 개편했다. 이번 신입생 비율은 그 결과를 반영했다.
다만 하버드대가 이날 공개한 데이터는 신입생이 스스로 보고한 것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인종별 신입생 비율을 나타낸다고 보기는 어렵다. NYT는 "많은 학생이 자신의 인종을 보고하지 않는다. 올해 하버드대에서는 스스로 보고한 학생의 비율이 8%로, 작년과 같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하버드대 신입생은 1675명으로, 미국 50개 주(州)와 92개국 출신으로 나타났다. 국제 학생 비율은 15%로 지난해보다 1%포인트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