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시위' 정권 잡은 마다가스카르 군부 수장 '곧 대통령 취임'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 시위'로 대통령이 탄핵당하자마자 국정을 장악한 마다가스카르 군부 수장이 15일(현지시간) 곧 대통령으로 취임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육군 엘리트 조직 캡사트(CAPSAT) 부대 지휘관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제부터 우리가 국정을 책임지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다가스카르 군부 수장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대령. AP연합뉴스

군 소식통 두 명은 로이터에 랜드리아나리나 대령이 이틀 안에 대통령으로 취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내 차기 대통령으로 취임할 것이며 새 총리 임명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은 전날 의회가 지난 주말 해외로 도피한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탄핵을 의결한 직후 대통령궁 앞에서 정권 장악을 선언했다.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은 군부의 임시 통치 방침을 밝히며 의회를 제외한 모든 국가기관을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거가 실시되기 전까지 최대 2년의 과도기 동안 의회·정부·사법부 연합체가 국가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별도의 성명을 내고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에게 국가원수의 권한 행사를 촉구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탄핵 절차가 위법하다며 직무를 계속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축출된 상태다. 소식통에 따르면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마다가스카르에서 탈출했으며,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5일 시작한 반정부 시위로 대통령 탄핵을 끌어낸 마다가스카르 시민들은 전날 거리로 나와 정치적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지난달 25일부터 수도 안타나나리보 등에서 Z세대를 중심으로 잦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했으며,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전국적 시위로 번졌다. 캡사트는 2009년 라조엘리나 대통령을 집권하게 한 반정부 시위에서 핵심 역할을 했으나, 이번에는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을 중심으로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시위대에 합류해 정권을 잡았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