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예금금리 3년 3개월 만에 최저… 대출영업 부진에 수신 부담

저축은행 79곳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2.92%
2022년 6월8일 이후 최저치
대출 수요 부진에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 효과 미미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약 3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돼 저축은행으로 '머니무브'가 예상됐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92%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6월8일(2.92%) 이후 최저치다. 지난달 28일 예금금리 3%대가 무너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전날 기준 2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51%, 3년 만기는 2.52%를 기록했다.

현재 시중에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조은저축은행 여수지점으로 2%를 제공한다. 조은저축은행 서울본점은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3.3%의 높은 금리를 제공했지만 이달 들어 이를 3%까지 낮췄다. JT친애저축은행·대신저축은행·애큐온저축은행 등 다른 저축은행들도 이달 들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과 비교해 약 0.1~0.3%포인트 낮췄다. 현재 저축은행 중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참저축은행으로 3.26%다. 지난 7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3.4%대 상품이 있었지만 현재는 3.3%대도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기준

당초 일각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늘어나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봤다. 2금융권이 1금융권보다 이자를 더 높게 쳐주는데 안전장치는 더욱 강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1금융권인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958조840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되레 3조3521억원 늘었다. 평상시라면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특판으로 고객 확보 경쟁을 펼치겠지만 이런 상품은 오히려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대출 영업이 살아나지 못한 상황에서 수신이 늘어나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고객에게 받은 예금을 기업대출 등을 통해 굴려야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의 차이)이 생기는데 그렇지 못하면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정부가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통해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면서 대출수요가 줄어들자 저축은행들이 적극적인 대출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데다 연체율도 여전히 높아 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저축은행 여신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94조974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역마진이 생길 수 있어 일부 저축은행들이 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예금자보호한도 증가에 따른 수혜는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는 시기에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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