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폐합 논의를 시작한 석유화학업계가 설비 통합과 재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세제·재무·에너지 리스크를 완화할 규제 해소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시갑) 주최로 열린 '석유화학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정거래위원회, 학계·법조계 전문가, 여수·울산·서산 상공회의소 회장단, 그리고 주요 석유화학 기업 임원들이 참석했다.
성일종·서범수 국민의힘 의원, 김원이·김문수·조계원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들도 대거 참여해 '선(先) 자구노력, 후(後) 지원' 원칙의 한계를 언급하며 특별법 제정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1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시갑) 주최로 열린 '석유화학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는 국회 여야 의원, 산업통상자원부와 공정거래위원회, 학계·법조계 전문가, 여수·울산·서산 상공회의소 회장단, 그리고 주요 석유화학 기업 임원들이 참석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오지은 기자
이 자리에서 정대옥 HD현대케미칼 기획부문장은 롯데케미칼과의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통합 논의를 전제로 한 구체적 지원책을 요청했다. 정 부문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대산공장 통합 과정에서 자산 손상 인식이 발생할 수 있고 유동성 악화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지원 방안으로 ▲자산 양수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인세·취득세·등록세 등 세 부담 면제 ▲차입금 및 자산 축소로 인한 손상 인식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지원·지급보증 ▲도시가스법 개정 등을 통한 직도입 액화천연가스(LNG) 활용 규제 완화 ▲발전용 대비 과도하게 높은 연료용 LNG 법정부담금 인하 등을 언급했다.
또 미국산 에탄 도입 프로젝트를 별도로 제시하며 제품 원가 절감을 위한 대책을 건의했다.
그는 "미국산 에탄은 기존 나프타·LPG 대비 탄소 발생이 적고, 현재 가격 기준으로 t당 200달러 절감 효과가 있다"며 "부지·부두 확보와 항만 인허가는 진행됐지만, 탱크·선박 등 인프라 투자에만 약 2조원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철 산업통상자원부 화학산업팀장은 에탄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며 제도적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롯데케미칼도 목소리를 보탰다. 곽기섭 기초소재사업 경영지원본부장은 "여수산단은 대기업 발주금액이 44% 줄고 지방세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며 "산업 구조 개편이 단일 기업 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업 재편 승인 기업의 공시절차 개선을 요구하며 "합병·분할 등 과정에서 기존 공시를 변경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가 이처럼 구체적 재무 지원 방안을 직접 제시한 것은 대산공장 통합 논의가 실무 단계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대산에서 롯데케미칼은 110만t, HD현대케미칼은 85만t 규모의 NCC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60%)와 롯데케미칼(40%)이 지분을 가진 합작사로, 향후 HD현대케미칼이 롯데케미칼 설비를 인수해 통합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준헌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사정책과장도 "기업결합(M&A)에 대한 심사를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겠다"며 "효율성 증진을 위한 공동행위의 경우 현행법상에서도 일부 가능하다. 신속한 사업 재편을 돕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