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합의가 무역 전쟁의 격화가 아닌 안정성을 선택한 결과라고 옹호했다.
AFP연합뉴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25일자에 실릴 기고문에서 이번 합의가 "긴장 고조와 대치가 아니라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선택한 의식 있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도 24일 같은 내용의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기고문에서 "민주주의 세계의 양대 경제권이 합의에 실패해 무역 전쟁에 돌입했다고 상상해 보라. 그 상황에서 기뻐했을 곳은 모스크바와 베이징뿐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성격의 15% 일괄 관세율을 들어 "완벽하지는 않지만 좋은 합의를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보복으로 관세를 부과한다면 비용이 많이 드는 무역 전쟁을 촉발할 위험을 감수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 노동자, 소비자,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EU가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계속해 더 높고 예측 불가능한 관세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EU의 결정을 방어했다.
그는 이번 무역 합의의 성과로 자동차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 상한선을 명확히 설정했다는 점을 꼽았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 제품의 대부분, 특히 자동차와 의약품에 대해 15%라는 분명한 한도를 정했다"며 "이로써 미국과의 교역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는 수백만 유럽인에게 예측 가능성과 안전성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항공기 부품과 복제 의약품 같은 전략적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확보했다고 강조하며, "이는 유럽 경쟁력을 지탱하는 데 필수적인 분야"라고 말했다.
아울러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 내부 무역 확대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EU 회원국 간 교역량은 미국과의 교역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행정 절차 간소화와 국경 간 서비스 발전 등을 통해 유럽 단일시장을 완성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AP통신은 EU 집행위가 미국 기업에 EU 기업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내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다만 EU가 이번 합의를 받아들인 것은 미국이 8월 1일부터 3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무역 전쟁으로 비화할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