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주상돈기자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7월 중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미국에 대한 수출도 반도체 등 IT 품목 증가세에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나며 중국·아세안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을 나타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한 60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7월 중 역대 최대실적으로, 수출 증가세가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이어졌다.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선적 대기하고 있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3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94억7000만달러·39.3%)를 중심으로 고정가격 상승 흐름과 고대역폭메모리(HBM)·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제품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역대 7월 중 최대실적인 147억1000만달러(31.6%)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도 유럽연합(EU)·독립국가연합(CIS)·중남미 등 미국 외 주요 시장에서 호실적을 보이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내연기관차가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8.8% 증가한 58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보였다.
선박 수출은 탱커·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물량이 확대되면서 107.6% 증가한 22억4000만달러를 기록,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석유제품(42억1000만달러·-6.3%)과 석유화학(37억5000만달러·-10.1%) 수출은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제품가격이 하락하면서 감소 흐름을 지속했다.
지난달에는 9대 주요 지역 중 6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7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주요 수출품목인 석유화학 및 무선통신기기 수출 둔화로 3.0% 감소한 11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 수출은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5배 수준으로 많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10.1% 증가한 10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수출은 철강·차부품 등 다수 품목의 감소에도 반도체·무선통신기기 등 IT 품목과 화장품·전기기기 등 15대 외 품목 호조세로 1.4% 증가한 103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중국·아세안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을 보였다.
EU 수출은 자동차와 선박, 석유제품 등 다수의 주요 품목에서 증가세를 보이면서 8.7% 증가한 60억3000만달러를 기록, 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이외에 CIS(12억2000만달러·21.5%) 수출은 5개월, 중남미(26억8000만달러·4.4%) 및 인도(17억9000만달러·10.7%) 수출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7월 수입은 0.7% 증가한 542억1000만달러로, 에너지 수입(96억7000만달러)은 11.3% 감소했으나, 에너지 외 수입(445억5000만달러)은 3.7% 늘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수출이 수입 대비 크게 증가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29억9000만달러 증가한 66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월 기준으로 2018년(68억9000만달러) 이후 최대 흑자 규모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대미 협상 결과, 관세가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 타결되면서 수출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수출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며 "정부는 우리 수출기업이 과거와는 다른 도전적인 교역환경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다변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