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수도권 오피스텔 임대 시장을 중심으로 월세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기 등으로 인해 전세 거래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고 임대인도 전세 보증금 예치를 통해 얻는 이자 수익이 감소하면서 월세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체결된 수도권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 중에서 월세 비중은 72%를 기록했다.
서울과 경기는 월세 비중이 각각 75%와 71%로, 전·월세 거래 10건 중 7건이 월세 계약이었다. 인천의 경우 62%로 이들 지역보다 월세 비중은 작았지만 지난해 6월 월세 비중 54%와 비교하면 1년 동안 8%포인트 상승하며 증가 폭이 수도권에서 가장 컸다.
한국부동산원의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 데이터상 수도권 오피스텔 평균 전세 가격은 지난해 6월 1억9236만원에서 지난달 1억9174만원으로 1년 만에 소폭 0.3%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월세 보증금은 0.2%(1800만원→1804만원), 월세는 2.1%(82만6000원→84만3000원) 올랐다. 전세 가격은 내렸지만 월세 보증금과 월세는 모두 상승하면서 주거비 부담이 높아졌다.
지난달 기준 수도권 오피스텔의 '전월세 전환율'은 6.30%로, 지난해 9월 6.06%부터 지난 4월 6.30%까지 상승했다가 3개월째 같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임대인은 월세 임대 수익을 추정하는 지표인데 임차인은 전·월세 선택 및 월세 계약 시 기회비용을 계산하는 지표로 활용한다.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은행 예금으로 예치했을 때 받게 되는 정기예금 수신금리는 지난해 9월 연 3.41% 이후 내림세가 계속돼 지난 2월부터는 2%대를 기록 중이다.
부동산R114는 "원래도 오피스텔 임대차는 전세보다 월세 계약이 더 활발했지만 최근 그 비중이 더 확대되고 있다"며 "임대인의 월세 선호가 강화됨에 따라 월세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아파트 시장의 수요 억제책으로 비주택인 오피스텔 시장으로의 추가 임차 수요 유입 가능성도 있어 월세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