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올 연말까지 11개 모든 교육지원청에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서울학습진단성장센터'를 확대·설치하기로 했다. 학습진단센터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의 취임 1호 결재로, 그동안 정 교육감은 "'느린 학습자'를 위한 기초학력 보장은 학생의 기본권"이라고 강조해왔다. 시교육청은 새 정부에서도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교육 지원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15일 정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 본청에서 '서울교육 핵심 정책 보고와 약속'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정 교육감은 시교육청 추진 사업 중 주요 정책 과제로 '기초학력 보장·교육활동 보호·학생 마음 건강 지원·AI 교육·농촌 유학 활성화' 등 5개 사업을 선정했다.
우선, 정 교육감은 올 상반기에 남부·중부·강동송파·성북강북 등 4개 권역에 설립한 학습진단센터를 연내 7곳 추가로 신설해 서울시내 모든 교육지원청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한 학부모는 '자리 이름만 쓸 수 있었던 아이가 난독 프로그램 수업 참여 후, 친구도 사귀고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했다"면서 "기초학력이 단지 성적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자존감과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인권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학생이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기초학력 보장 정책을 서울교육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수업과 평가 방식을 바꾸는 혁신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서·논술형 평가 확대와 AI 기반 평가 시스템 도입, '교육과정·평가지원센터' 구축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공정한 평가 체계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교원의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해서는 '선생님 동행 100인의 변호인단'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각 교육지원청에 '교육활동보호 긴급지원팀 SEM119'를 운영하고, 서울형 교권보호 매뉴얼 개정 등 실효성 있는 현장 적용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학생들의 마음 건강을 돕기 위한 체계도 강화한다. 시교육청은 현재 정신건강 전문의가 상주하는 '마음건강학교'를 6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관계회복 숙려제'를 도입해, 학교폭력 문제에 처벌보다 치유에 초점을 맞춰 다룰 방침이다.
또한 시교육청은 AI시대를 맞아 공교육에서 AI 기반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도록 'AI교육센터'를 신설하기로 했다.
정 교육감은 "그동안 AI디지털교과서의 법적 지위에 관한 논쟁이 있었지만, 이제는 논란과 갈등을 종식하고 AI기반 맞춤형 교육이 교육 현장에 자리 잡도록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며 서울교육공동체의 지혜를 모아 함께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연과의 만남, 생태적 감수성 등을 기르기 위한 '농촌 유학'도 향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농촌 유학 참여자는 2021년 81명에서 올 1학기 기준 376명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총 2227명이 강원, 전남, 전북에서 농촌 유학을 체험했고, 올 2학기에는 제주도로 지역을 확대했다.
정 교육감은 "다섯 가지 정책 과제는 서로 긴밀히 연결돼있다"면서 "입장은 조금씩 다르지만, 아이들의 밝은 미래라는 공동의 목표를 지닌 모든 분들과 더욱 긴밀하게 대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