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산림청은 올해 상반기 소나무재선충병(재선충병) 감염 우려목 등 261만 그루의 방제를 마쳤다고 9일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의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재선충병은 최근 기후변화와 이상고온 등의 영향으로 피해를 키우고 있다. 솔수염하늘소 등 재선충병 매개충의 서식 지역이 광범위해지고, 활동 기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소나무류의 생육 여건이 취약해진 것이 피해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산림청 관계자가 헬기에 탑승해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 항공 예찰을 진행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실제 지역별 현황에서 재선충병 감염목 발견 지역은 전년대비 12개 시·군·구가 늘어났다. 또 피해 정도가 극심·심 지역은 지난해 7곳에서 올해 10곳으로 늘었으며, 해당 지역의 감염목은 총 91만 그루로 전체 발생량의 65%를 차지했다.
포항, 울산, 안동 등 영남지역과 기존 극심 지역을 중심으로 반복되던 피해가 지난해 봄 이후로는 다른 지역에서도 집단화, 규모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특히 산림과학원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토대로 예측한 결과, 재선충병 발생위험은 앞으로도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방제의 중요성이 커진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올해 산림청은 지방자치단체의 신청으로 진행하던 기존 감염목 조사방식을 개선, 재선충병 발생 고위험 지역을 선정한 후 헬기를 활용해 선제 조사를 벌였다. 또 매년 3~4월에 마무리하던 방제 기간을 5월로 확대해 재선충병 감염 우려목 등의 방제 규모를 늘렸다.
방제전략 컨설팅 강화로 지자체의 방제 역량을 강화하고, 재정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안정적 방제 여건을 구축하는데도 무게를 더하는 중이다.
재선충병 피해 최소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헬기·드론 등 기체와 라이다(LiDAR)·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해 감염 의심목을 자동으로 선별하는 조사체계를 구축하고, 소나무를 활엽수 등으로 바꿔주는 수종전환 방제에 집중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 수종전환 방제는 집단·반복적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 또는 피해 확산 억제를 위한 중요 지역 등지에서 주로 실시되고 있다. 재선충병 피해를 입은 산림소유자는 누구든지 산림 소재지 관할 지자체에 신청해 수종전환을 할 수 있다.
이용권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은 "산림 전역에 분포한 소나무림을 보호하는 것은 국토의 산림생태계를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며 "재선충병 확산을 저지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역 주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