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서 '학원 교습시간' 제한·유치원 의무교육 지정 등 필요

서울시교육청 '2025 교육대전환 포럼' 진행

사교육비 30조원, 새 정부서 대책 내놔야
"'영유' 대신 어린이집·유치원 가도록 지정
학원 시간은 1시간씩 줄이자" 등 제안

한 해 30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학원 교습 시간을 1시간씩 제한하고, 유치원 및 어린이집은 의무교육 기관으로 지정해 영유아기의 무리한 영어 선행학습을 막자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에 있는 영어유치원에서 수업을 마친 어린이들이 유치원 버스에 타고 있다. 강진형 기자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는 2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1000억원(7.7%) 증가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9만2000원(사교육 참여 학생 기준)이지만, 실제 학부모가 쏟는 비용은 훨씬 많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은 18일 서울시교육청이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진행한 '2025 교육대전환 포럼: 사교육 경감 프로젝트를 위한 시민토론'에서 "정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59만원'은 신뢰성이 떨어진다"면서 "체감할 수 있는 알파값을 곱해서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지표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사교육비 통계에는 방과후학교 비용, 어학 연수비, EBS 교재비 등은 포함되지 않는데, 이들 비용 역시 보충 교육을 위해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사교육비 통계에 포함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역대 정부마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대책을 발표하긴 했지만 제대로 추진된 적은 거의 없다며, 이번 정부에서추진해야 할 단기 대책으로 '학원 교습 시간 제한'을 언급했다.

이 팀장은 "교육 정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다뤄져야 하지만, 장기 대책만 마련하면 정권 초기 기대할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단기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면서 "대표적인 것이 학원 교습 시간을 1시간씩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 같이 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덜 하게 하는 사교육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법 제정을 통해 초·중·고 학급별로 학원 교습 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볼 만하다"고 했다. 사교육시장 규제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은 방과후학교 확대 등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봤다.

'4세고시·7세고시' 등의 문제점을 막기 위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유아 의무교육 기관'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금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의무교육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영어 선행학습을 위해 유아 대상 영어학원인 이른바 '영어 유치원'을 찾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는 "현재 초등학교 중심으로 의무교육이 돼 있지만, 유아 단계에서부터 의무 교육 기관을 법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아 의무교육 기관 지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레벨테스트 등 4세 고시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학원 이력제'를 도입해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자는 주장도 나왔다.

우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사교육 없이 정부 시스템대로 공부한 학생들을 권장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등록된 학원을 중심으로 총 사교육 시간과 사교육 비용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 도입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사회부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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