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유대주의 하버드 보조금 4조원, 이제 직업학교 줄 것'

"미국을 위한 훌륭한 투자"
외국인 유학생 명단 공개도 재차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버드대에 지급하던 연방정부 보조금 30억달러(약 4조1100억원)를 직업학교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에 외국인 유학생 명단 공개도 거듭 요구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매우 반(反)유대주의적인 하버드에서 30억달러의 보조금을 회수해 우리 땅 전역의 직업학교에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이는 미국을 위해 훌륭한 투자이자 매우 필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게시글에서 "우리는 하버드의 외국인 유학생 명단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며 "그래야만 (하버드에 제공한) 수십억달러의 터무니없는 지출 이후 얼마나 많은 급진 미치광이, 문제를 일으키는 자들이 다시는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안되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주요 사립대의 반유대주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도입 등 진보 성향을 문제 삼으며 갈등을 빚고 있다. 하버드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교내 정책 변경과 정부의 인사권 개입 요구를 거부하자 정부는 보조금 지원을 삭감·동결 조치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에 지급하던 보조금을 직업학교에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건 대학의 '돈줄'을 죄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일정 부분 희석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에 유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취소해 해외 유학생 등록 자격까지 박탈했다. 이에 하버드대는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즉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SEVP 인증 취소 효력을 중단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의 결정과 관련해 "하버드가 가장 잘한 일은 여러 곳을 알아본 끝에 그들을 위한 최고의 판사를 찾았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결국에는 정부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하버드대에 외국인 학생의 이름과 국적 공개를 요구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SNS에 "왜 하버드는 전체 학생의 거의 31%가 외국에서 왔다고 밝히지 않는 걸까"라며 "몇몇 국가는 미국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고, 그들의 학생을 교육하는 데 한 푼도 쓰지 않고 있으며 그럴 의도가 전혀 없다. 우리는 이들 외국인 학생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고 주장했다.

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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