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준희 관악구청장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도록 풍수해 안심 도시 만들겠다'

반지하 침수방지시설 전수 설치, 수방자재 사전 배치 등 재난 취약지 집중 관리...동행파트너.하천순찰단·빗물배수터널 등 실시간 대응부터 중장기 대책까지 총력...평상시엔 주민 커뮤니티, 비상시엔 방재거점...서울시 최초 '동네수방거점' 운영

"현장 중심 선제 대응과 실시간 대처…올해 서울시 풍수해 대응평가 최우수 선정"

기후 위기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와 도시 침수 피해가 반복되는 가운데 관악구가 '풍수해 안심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서울시의 '풍수해 대응평가'에서 유일하게 최우수 자치구로 선정된 관악구는 박준희 구청장의 지휘 아래 재난 대응 전반에서 실질적이고 선도적인 대책들을 마련해왔다.

기자는 지난 21일 박준희 관악구청장을 만나 관악구의 재해 예방 정책과 실천 전략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재난에는 사후 대응보다 사전 대비…철저한 준비가 생명 지킨다"

박준희 구청장은 인터뷰 서두에서 "풍수해는 한순간에 일어나지만, 대비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며 "평상시부터 주민 중심의 촘촘한 준비와 현장 중심의 선제 대응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 관악구는 '하수도 관리실태 평가'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은 등 재해 대응 역량을 입증받았다.

반지하 6400여 가구 중 5400여 가구 침수 방지시설 설치 완료…"6월 전까지 전수 설치"

2022년 침수피해를 본 반지하 및 침수 우려 주택 6405가구 중 5400여 가구에 침수 방지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나머지 가구도 오는 장마철 이전까지 설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올해는 기존 설치 시설에 QR코드를 부착, 주민들이 사용법과 유지관리 방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 관악구는 양수기 2079대, 모래주머니 4만1270개, 이동식 물막이 2568개 등 수방 자재를 취약지역에 사전 배치해 돌발성 집중호우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했다.

동행파트너 ·돌봄전화 SOS…취약계층 중심의 인명 보호 체계 강화

"재난은 모두에게 위협이지만, 약자에게는 훨씬 더 위중합니다." 박 구청장은 재해약자 보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동행파트너' 제도를 통해 돌봄공무원, 통·반장, 이웃 주민 등이 한 팀이 되어 348가구의 재해약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침수 예보 시 시설 점검부터 신속한 대피 지원까지 전담 인력이 책임지는 방식이다. 특히 반지하 거주자 2452가구에는 '돌봄전화 SOS 체계'를 구축해 비상시 상황을 신속히 전파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 커뮤니티와 방재기능 겸비한 '동네수방거점', 서울시 최초로 운영"

관악구는 서울시 최초로 '동네수방거점'을 도입해 신사동과 신림동에 설치했다. 박 구청장은 "평상시엔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지만, 재난 발생 시 즉시 방재 거점으로 전환된다"며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방재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천순찰단, 기동반, 통합관제센터…실시간 침수 대응체계 구축

박 구청장은 "비상 상황에서도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별빛내린천에는 총 174명의 하천순찰단이 비상시 57개 진출입로를 신속히 통제하고, 주민 대피를 지원한다.

또, 5개 권역별 기동반이 수시로 순찰을 하며 양수기 지원, 인명구조, 초기 대응을 전담한다. 아울러, 구청과 소방서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통합관제센터 CCTV를 활용해 실시간 침수 상황을 파악한다.

2029년까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완공…"도림천 수위 77cm 낮춘다"

장기 대책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오는 6월 완공 예정인 별빛내린천의 교량 재가설과 홍수방어벽 설치는 수위 저감의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림동과 삼성동에 총 2곳의 저류조를 추가 설치, 보라매공원에서 한강으로 물을 보내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도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총 길이 4.5km, 직경 10.4m 규모로 40만 톤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어 도림천 일대의 침수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재난 앞에선 빈틈없는 준비만이 해답"

끝으로 박준희 구청장은 "재난 앞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생명"이라며 "앞으로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자체팀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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