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슬기자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연령대의 성인 절반 이상이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답했다.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10명 중 1명에 그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저출산·고령사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 결혼, 출산, 세대 가치관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제36회 인구포럼을 열어 이같이 발표했다.
보사연은 전국 만 19~79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인식 및 가치관을 조사했다. 만 19~49세 가임 연령 남녀 2005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출산 인식 조사에서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답변이 52.6%로 절반을 넘겼다. '있는 게 없는 것보다 낫다'(30.2%), '꼭 있어야 한다'(10.3%), '모르겠다'(6.9%) 순이었다.
여성이거나 20대, 소득이 낮을 때 자녀에 대해 소극적인 편이었다. 여성의 63.5%, 19∼25세의 54.6%, 26∼29세의 57.2%가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답했다. 월평균 근로소득이 300만원 미만일 때도 자녀를 원치 않는 경향이 짙게 나타났다.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응답자의 59.5%, 100만∼200만원 미만일 때 54.8%, 200만~300만원 미만일 때 55.6%가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답했다.
이상적 자녀 수는 평균 1.33명이었다. 2명이 49.1%, 무자녀(0명)가 30.1%, 1명이 14.4%, 3명 이상은 6.4%에 머물렀다. 무자녀라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 25∼35세, 고졸 이하, 임시직 및 일용직, 미혼, 저소득 가구일수록 높았다.
배우자가 있는 남녀에 추가 출산 계획을 묻자 '없다'는 응답이 69.3%, '있다'는 응답은 19.2%였다. 1순위는 '나 또는 배우자의 나이가 많아서'(20.5%)였지만 2, 3순위가 '양육비가 너무 비싸서'(18.2%),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서'(16.0%)로 지목되는 등 모두 경제적인 이유를 들었다.
결혼에 대한 인식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49.3%) '반드시 해야 한다'(4.7%), '하는 편이 좋다'(29.3%)로 나타났다. 결혼을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는 4점 만점에 만족할 만한 일자리(3.41점), 주택비용 마련(3.36점), 결혼 후에도 일 또는 학업을 그대로 할 수 있는 환경(3.31점) 순이었다.
결혼 준비 자금은 총 3억3996만원이 필요하다고 인식했으며, 이 중 주택 마련 자금이 2억5517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