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주도하는 '트럼프 랠리' 일환에 힘입어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자산운용이 포트폴리오 일부로 가상자산 편입을 주장하면서 기관 자금도 꾸준히 유입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6일 오전 8시36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장 대비 3.20% 오른 10만4645.61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장중 비트코인은 10만5047.54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다시 썼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 대장주인 이더리움이 전일 대비 2.10%, 리플(2.04%), 솔라나(1.73%), 도지코인(2.02%), 트론(1.43%)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시장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실제 취임 이후 행보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 미 대선 후보 시절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친(親)가상자산 성향의 인물들을 기용하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했다. 일례로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폴 앳킨스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그는 친가상자산 성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규제론자'이자 미 SEC 위원장이었던 게리 겐슬러가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발맞춰 조기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도 연관선상에 있다.
미국 중심의 가상자산 패권 전쟁에 러시아가 참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 노보스찌(RIA Novosti)는 지난 9일(현지시간) 국가 의원인 안톤 타체프가 러시아에 전략적 비트코인 ??자산을 비축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해당 문서 사본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은 비트코인이 미국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일정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포브스는 "트럼프는 올해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을 확고하게 수용했는데, 러시아가 '비트코인 ??냉전'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유출됐다"고 전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도 더 활발해졌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최대 2%를 비트코인에 할당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매수'를 권고했다. 지난 5일(한국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돌파하면서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IBIT 운용자산(AUM)이 500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출범 228일 만으로 미국 ETF 중 가장 빠른 자산운용액 성장세를 보인 'IEFA'가 세운 1329일의 기록보다 훨씬 빨랐던 셈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80점(극단적 탐욕)이다. 전주의 79점(탐욕)보다 더 높아진 수준이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