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을 맡았던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구질구질하게 국회의원직을 탐내지 말고 떠나라"며 이탈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들을 맹비난했다.
유영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아한 그대들은 그냥 떠나라. 구질구질하게 국회의원직을 탐내지 말고 떠나라. 비겁한 자들과 당을 같이 할 수는 없다. 당신들은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지금부터 그대들은 사선을 같이 넘을 수 있는 동지가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떠나라"고 재차 저격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14일 오후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00명 중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찬성 204표 가운데 범야권 192명을 제외하면 '부결 당론'을 유지한 국민의힘에서 12표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기권과 무효표도 국민의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연이어 글을 올리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유 의원은 이탈표를 던진 여당 의원들을 향해 "의총을 열어 결정한 당론이 애들 장난인가? 쥐새끼처럼 아무 말 없이 당론을 따를 것처럼 해놓고 그렇게 뒤통수치면 영원히 감춰질 줄 알았나?"라며 "머지않아 더럽고 치졸한 당신들 이름은 밝혀질 것이고 밝혀져야만 한다"고 했다.
또 "멋진 그대들아 절대로 변명하지 말고 숨지 마라. 그대들은 나라를 구한 영웅이고, 오늘 탄핵을 반대한 우리는 내란의 공범이자 방조범이지 않은가? 그대들의 이름은 청사에 길이 빛날 것인데 왜 숨는가? 길이길이 그 자랑스러운 이름들이 기록되고 평가될 것이다. 떳떳하게 커밍아웃해라"고 요구하면서 "기억해라. 하늘이 그대들의 정치생명을 거두어들일 것이다. 단언컨대, 그대들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장담했다.
앞서 유 의원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야당 주장처럼 내란이 성립하는지 많은 의문이 있다"면서 "탄핵은 먼저 위법, 위헌적인 것에 대한 철저한 조사 후 책임이 인정될 때 비로소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 의원은 지난 총선을 통해 원내에 입성하기 전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을 수행하며 끝까지 곁을 지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11일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던 2013년 12월 3일을 떠올리며 "그날도 추웠고 혼자였다. 곧, 혹한의 겨울이 다가올 것이고 어쩌면 살아서 봄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느낌에 무섭고 두려워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겨울의 잔인했던 첫날 밤의 외로움과 두려움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특히 잔인한 역사는 어김없이 반복된다. 하지만, 이겨내는 것은 살아 있는 자들의 몫이다. 앞으로 올겨울이 깊고 모질 테지만 우린 봄을 기다리면서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