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주기자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로보락이 올인원 세탁건조기를 출시하며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인원 세탁건조기보단 적은 용량의 제품을 출시해 타깃층을 구분함으로써 직접적인 경쟁보다 시장 안착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로보락은 세탁건조기 출시를 시작으로 생활가전 제품군을 확대해 '종합가전회사'로 발돋움할 방침이다.
29일 로보락은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에 있는 로보락 플래그십스토어에서 론칭 기념 설명회를 갖고 올인원 세탁건조기 2종인 'H1'과 'M1'을 선보였다.
H1은 세탁 용량 10kg·건조 용량 6kg, M1은 세탁 용량 1kg·건조 용량 0.5kg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일체형 세탁건조기(세탁 25㎏·건조 15㎏)에 비하면 용량이 절반 수준이다. 소형 가전을 원하는 1~2인가구를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도 400만원을 호가하는 국내 제품들에 비해 저렴하다. H1은 169만9000원, M1은 74만9000원이다.
로보락이 출시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2종 'H1'과 'M1'. (아래부터) 한예주 기자
국내 기업들과 기술력에서도 차이가 있다. 국내 기업의 제품들은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했는데, 로보락 신제품 2종에는 '제오사이클(Zeo-cycle™)' 기술이 탑재됐다. 이 기술은 천연 광물인 제올라이트와 이중 공기 순환 경로를 활용해 젖은 세탁물에서 수분을 포착해 건조하는 방식이다. 중간 온도에서 세탁하고 건조해 울 의류 등 섬세한 세탁물이 줄어들거나 손상되는 것을 최소화했으며, 지능형 온도 제어 기능으로 NTC 센서가 최적의 온도를 모니터링해 과도한 건조를 방지한다는 설명이다.
현장 발표자로 나선 보원 첸(Bowen Chen) 로보락 세탁건조기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는 "히트펌프 기술은 세탁기 내부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방식이라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부품도 많이 들어간다"며 "그렇다 보니 비용도 비싸고 면적도 큰데, 제오사이클은 빌트인도 가능하고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보원 첸(Bowen Chen) 로보락 세탁건조기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가 29일 하남 스타필드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예주 기자
그는 "제오 사이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3년을 연구했다"며 "1042개의 소프트웨어 버전이 있었고, 1000명의 참여자가 만시간이 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린트클리어(LintClear™) 자동 세척 시스템'도 국내 제품들에는 없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별도의 수도관으로 린트 필터에 낀 먼지나 보풀을 자동으로 수집 및 제거해줘 수동으로 필터를 청소할 필요가 없게 한다. 이외에도 세탁건조기 드럼 안팎을 손쉽게 세척하는 드럼 청소 기능과 옷의 무게에 따라 물의 양과 건조 시간을 자동으로 조절해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하는 자동 부하 감지 시스템, 특수 얼룩 제거 기능, 세탁 성능이 강화되고 내구성과 지속력이 향상된 DD모터 등이 장착됐다. 에너지효율은 1등급이다.
로보락은 종합가전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시작으로 올인원 세탁건조기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세탁건조기 출시국도 중국, 독일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다. 중국과 독일서는 이미 판매 흥행을 거뒀다. 이번 중국 광군제 때 H1 제품은 세탁건조기 분야 판매량 '톱3' 안에, 'M1'은 1위를 차지했다는 게 로보락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유정 로보락 한국 PR 매니저는 "세탁건조기는 로보락에서도 새로 시작한 카테고리라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 높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특별한 기술력과 다른 기업이 갖고 있지 않은 용량을 셀링 포인트로 삼아 점점 시장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