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이세령기자
공천 개입 의혹과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의 핵심 인물로 구속 조사를 받고 있는 명태균 씨에 대한 구속적부심이 27일 오후 열렸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형사3-2부(윤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4시께부터 명 씨의 구속이 합당한지 재판단하는 구속적부심을 진행 중이다.
전날 구속적부심을 신청한 명 씨 측 변호인은 심사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을 만나 “제보자 진술과 구속영장청구서에 기재된 범죄사실에 모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남상권 변호사는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의 진술에 모순점이 많다”며 “검찰의 구속영장청구서 범죄사실이 강 씨 진술과 계좌, 관련 증거에 기초해서 구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모순되는 점이 많이 있다”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금액 부분, 특히 강 씨가 5540만원을 인출해 300만원만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증거가 영장 청구 기재 범죄사실에는 330만원으로 돼 있다”며 “그 부분도 모순점으로 주장하는 것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이 강 씨에게 자신의 책상 서랍에 돈을 넣으라 지시한 부분이 있고 강 씨 진술과 일치한다”며 “김 씨 책상 서랍에 넣었다는 건 그 기간 명 씨가 당협사무실에 방문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서랍 열쇠는 김 전 의원과 강 씨만 갖고 있었다”며 “누군가 돈을 갖고 갔다면 서랍이 부서졌거나, 강 씨가 명 씨에게 열쇠를 전달했어야 하는데 강 씨가 열쇠를 전달했다는 진술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 씨가 김 전 의원의 서랍에 돈을 놓고 사진을 찍었는데, 명 씨가 사무실에 오지 않은 기간에 촬영한 그 사진을 명 씨에게 전달하거나 그 사실을 고지했어야 하지만 그런 점도 없었다”며 “명 씨가 돈을 가져가지 않은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년 8월 22일 명 씨가 당협사무실을 잠시 방문했는데 그날 돈을 전달하지 않고 사흘 후인 25일에 서랍에 뒀다고 진술했다”며 “명 씨가 사무실에 간 날은 지급했다는 돈이 인출된 날이라는 점도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점”이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강 씨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면 전체적인 범죄 사실에 관련해 강 씨의 진술이 무너지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명 씨 측은 이날 20~30분 정도의 서면을 준비해 구속 부당성을 주장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창원교도소 구치소에 수감된 명 씨의 구속 이유인 증거 인멸 우려에 대해서도 다툴 계획이다.
앞서 명 씨는 2022년 8월 23일부터 2023년 11월 24일까지 열여섯 차례에 걸쳐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 씨를 통해 김 전 의원으로부터 정치자금 7620만6000원을 기부받은 혐의를 받는다.
2021년 9월부터 2022년 2월 사이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자 A 씨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자 B 씨로부터 선거 후보자 공천과 관련해 각각 1억2000만원씩 기부받은 혐의도 받는다.
지난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후 15일 구속된 명 씨의 구속 시한은 한 차례 연장돼 오는 12월 3일까지이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법원에 구속 적법성을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로 심문 후 24시간 내 기각 또는 석방 결정이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