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버추얼 스트리밍' 시장 뜬다…스튜디오 구축 나선 치지직

사옥 1784에 '모션스테이지' 구축
SOOP과 격차 줄이며 본격 점유율 경쟁
버추얼 스트리밍 강화에 판도 변화 촉각

이달 11~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 24(DAN 24)'에 마련된 치지직 버추얼 스트리밍 체험 부스에서 참여자가 촬영을 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이 스튜디오 구축을 통해 버추얼 스트리밍 강화에 나선다. 게임 특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를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치지직 소속 버추얼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전문 기술 등을 지원하기 위해 스튜디오 '모션스테이지'를 사옥 1784에 구축한다. 현재 모션스테이지는 설치 마무리 단계로 내년 초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정식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버추얼 스트리밍은 진행자 또는 출연진이 실제 모습이 아닌 가상 아바타나 캐릭터로 분장해 동영상을 송출하는 걸 가리킨다. 실제 사람이 아닌 캐릭터가 방송 화면으로 송출돼야 해 모션 캡처, 송출 등을 위한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모션스테이지가 마련되면 촬영 전반에 걸쳐 실시간으로 시각 요소를 결합하고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영화·애니메이션·게임에 사용되는 모션데이터 획득이 가능한 수준이며 수직 이동 또는 점프 등 움직임을 3D로 연출할 수 있는 기술력도 적용된다. 5인 이상 동시 수용이 가능한 규모로 전해졌다.

네이버가 버추얼 스트리밍 분야로 눈을 돌린 건 성장 가능성이 높은데다 경쟁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카드로 봤기 때문이다. 인터넷 방송 랭킹 사이트 소프트콘뷰어쉽의 통계를 보면 치지직의 평균 시청자 수는 지난달 7만4936명에서 이달 11만2261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SOOP(숲)은 14만1434명에서 14만2313명으로 증가세가 미미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e스포츠 중계 효과가 컸는데, 버추얼 스트리밍을 강화하면 역전도 가능하다는 게 네이버의 판단이다.

또 버추얼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내년 1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버추얼 스트리머 콘텐츠는 게임, 스포츠, 음악 등 카테고리를 비롯해 토크쇼, 팬미딩 등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치지직의 대표 버추얼 스트리머가 출연하는 콘텐츠인 '버정상회담'의 경우 누적 시청자 수가 41만명을 돌파했고 버추얼 웹예능 '더 블랙 오닉스'도 누적 30만명의 시청자를 모았다. 이달 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에서도 버추얼 스트리머가 현장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기도 했다.

네이버는 버추얼 스트리밍 지원을 위해 모바일 환경에서 방송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 라이브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에 3D 아바타 기능을 추가했다. 3D 모델링 파일 포맷 중 범용성을 지닌 'VRM'을 스트리밍 업계에서 최초로 모바일에 적용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로 만든 파일을 쉽게 불러올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과 기술 지원 등 치지직에서 활동하는 버추얼 스트리머가 쉽고 편하게 버추얼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수준급 미디어 기술력을 집약해 차별화한 버추얼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IT부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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