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김건희 특검법' 상정 강행…檢 특활비 예산 삭감 '충돌'

세번째 특검법 14일 본회의 강행 예고
특활비 전액 삭감…與 "보복적 삭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8일 야당 주도로 이른바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에 나선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전체 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등 법안 34건을 상정한다. 세 번째 발의하는 김건희 특검법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국정 개입 및 인사개입 의혹 등에 더해 명태균 씨 관련 의혹 및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관련 의혹 등을 추가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담화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사실상 거부한 만큼,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처리를 강행하겠단 계획이다.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올 경우, 야권은 오는 28일 국회 재표결을 위해 여당을 압박할 계획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특검에 참여했으면서 특검이 헌법에 반한다는 궤변을 뻔뻔하게 늘어놓는 모습에 아연실색했다"며 "특검을 거부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지은 죄가 많다는 뜻"이라고 특검법 강행을 주장했다.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법사위는 이날 법무부, 감사원, 대법원 등 소관 기관 6곳의 2025년도 예산안도 의결한다. 법사위 예산 소위는 전날 법무부의 검찰 활동 등을 위한 특수활동비 80억900만원, 감사원이 편성한 특수활동비 15억원 등을 전액 삭감했다. 또 검찰청의 특정업무경비 506억원, 감사원의 특수업무경비 45억원도 예산안에서 제외됐다. 국회가 검찰의 수사 예산인 특정업무경비를 삭감한 데 항의해 법무부 검찰과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법사위 여당 의원들은 정 위원장의 예산 삭감 언급에 항의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공무원 비위 감찰업무를 볼모로 이렇게 보복적인 예산 감액을 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법사위 유관 부처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를 흔드는 범위를 넘어서 업무를 마비시키려는 것이라서 저는 국민이 심판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법무부 검찰과장이 항의 표시로 사표를 냈다고 하는데, 검찰과장이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검찰을 이렇게 망가뜨린 최고위층들이 책임을 질 일이다.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든 그분들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일"이라고 직격했다.

정치부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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