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기자
3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B들은 내년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낮춰잡으면서 경제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예상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9월 말 평균 2.5%에서 10월 말 평균 2.3%로 한 달 새 0.2% 포인트(p) 내려갔다.
회사별로 보면 바클리가 2.6%에서 2.3%로, 골드만삭스가 2.3%에서 2.1%로, JP모건이 2.7%에서 2.2%로, HSBC가 2.4%에서 2.3%로, 노무라가 2.5%에서 2.2%로 각각 전망치를 하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5%, 씨티는 2.3%를 유지했다.
이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6월 말 평균 2.7%에서 7월 말 2.5%로 0.2%포인트 떨어진 뒤 이번에 다시 0.2%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IB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잡은 것은 한국 경제가 지난 2분기 -0.2%로 역성장한데 이어 3분기에도 0.1%로 예상치인 0.5%를 밑돌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지만 이달 28일 다시 발표하는 경제전망에서는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올해 성장률이 2.2~2.3%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IB들은 한국 경제 불확실성을 반영해 내년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도 종전 2.1%에서 2.0%로 0.1%포인트 하향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되면 우리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인상을 예고하면서 미국으로 최대 수출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가 예고한 보편 관세가 실제로 이행될 경우 우리나라의 총수출액은 연간 222억달러부터 최대 448억달러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2차 관세전쟁이 발발하고, 갈등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에서 최악의 경우 1.1%포인트까지 내려갈수 있다고 관측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경제가 수출 경기에 상당 부분 성장을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통상 환경의 악화에 따른 수출 경기 침체가 내수 불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체 경제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