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뉴욕주식시장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7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기업 공약으로 인한 '트럼프 랠리'에 더해,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투심을 더욱 자극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9포인트(0.1% 미만) 하락한 4만3729.34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4.06포인트(0.74%) 오른 5973.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85.99포인트(1.51%) 상승한 1만9269.46에 거래를 마쳐 각각 역대 최고치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트럼프 랠리에 Fed의 금리 인하가 매수세를 자극했다. 이날 Fed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기존 4.75~5.0%에서 4.5~4.75%로 0.25%포인트로 인하했다. 만장일치 결정이다. 지난 2022년 3월 금리 인상 후 2년 6개월 만인 올해 9월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서며 통화완화 사이클을 개시한 뒤 두 번째 인하다. Fed는 금리 인하폭을 축소함으로써 통화완화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리 인하 흐름 자체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파트너는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사이의)위험 균형은 Fed가 내년까지 금리를 낮출 충분한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경제가 하방으로 고꾸라진 게 아니라면 큰 폭의 인하는 기대해선 안 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완전고용에 더 무게를 두고 물가안정 목표에는 힘을 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며 "Fed가 이날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려 금리 인하 사이클을 이어간 가운데, 12월에도 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Fed의 금리 인하는 트럼프 랠리로 들뜬 시장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었다. 현재 시장에는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와 보호무역주의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으로 기업들이 큰 혜택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다.
글로벌 X ETF의 스콧 헬프스타인 투자전략 수석은 "결과가 나왔고 금융시장은 그동안 지속된 선거 과정에 대한 우려 없이 좀 더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2.24% 올랐다. 애플은 2.14%, 마이크로소프트(MS)는 1.25% 상승했다. '트럼프 수혜주'는 엇갈렸다. 테슬라는 전날 14.75% 뛴 데 이어 이날도 2.9% 상승했다. 반면 전날 6% 가까이 올랐던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DJT)는 22.97% 내려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트럼프 당선인 여파에 전날 급등했던 국채 금리와 달러는 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급락한 4.32%,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7bp 하락한 4.19%선을 기록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72% 하락한 104.23선을 오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관세 인상과 감세가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확대를 낳아 금리와 달러 가치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67달러(0.93%) 오른 배럴당 72.36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71달러(0.95%) 상승한 배럴당 75.63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