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AI(인공지능)' 산업 진흥책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두 달 전에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름으로 국회를 찾아 이 대표와 인공지능(AI) 산업 지원과 기업규제 개선방안 등을 제언했다.
이 대표는 4일 'SK AI SUMMIT(서밋)'이 열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최 회장과 차를 마시며 대화했다. 비공개 차담 장소에는 조승래 수석대변인과 이해식 비서실장이 함께했고, SK그룹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해 이형희 SK SUPEX(수펙스) 사장, 유영상 SKT 사장, 유경상 SKT 부사장이 배석했다.
이 대표는 차담 장소로 이동하면서 이 사장과 담소를 나눴다. 이 사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투자되는 규모가 수천 조"라며 "엄청난 시장이 지금 막 열리기 때문에 시간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반발짝 뒤처지면 완전히 망하는 것"이라고 호응했다.
차담 종료 후 진행된 'AI 기업 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에 따르면, 이 대표와 최 회장은 반도체 칩 생산과 AI 데이터센터 설립, 재생에너지 확충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간담회는 SK그룹과 민주당이 공동주최한 행사다. 유 부사장은 간담회에서 "아까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지만, 무언가 새로운 형태의 칩이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또 아까 말씀 나누셨지만,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은 전력·인프라·환경 문제가 있어서 정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안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간담회에서 "아까 회장님 발표에서 언급됐는데, 이제 그린에너지(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만 하는 세상"이라며 "우리나라 곳곳에 그린에너지 측면에서 유리한 지역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이런 정책이 4~5년 안에 결실을 본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장기적인 배려를 해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간담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가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앞으로 (지원책 입법이) 검토돼야 한다"며 "현장하고 많이 동떨어져 있어서 관료들이 사실 장애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방법으로는 "결국 생태계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라면서도 시장 규모, 해외와의 격차 등 고려돼야 할 지점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