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바짝 다가오면서 월가는 극심한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인력 추가 투입 등 준비에 들어갔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뉴욕 영업 및 트레이딩 팀에서 수백 명이 밤늦게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JP모건은 선거 당일 유럽과 아시아에서 야간 거래량과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금융 업계 절반에 걸쳐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밤새워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심지어 미국 대선 때 밤을 지새우지 않는 영국 트레이더들도 통화·금리 등 시장 상황을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IB 업계가 미국 대선 당일 '밤샘 근무'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은 선거 판세가 막바지까지 초박빙 대결로 펼쳐진 영향이 크다. 금융 시장에서 어떤 후보의 트레이드가 발생할지 표를 완전히 열어 보기 전까지는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해질수록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 주식시장에서 석유·내연기관 업체가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부상한다면 달러 전망에 대한 입장은 엇갈리지만,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업체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다.
월가는 대통령 후보의 승리 선언이 길어질수록 시장 변동성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대통령 후보의 선거 결과 불복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마켓워치는 대선 결과가 곧바로 나오지 않는다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월가 트레이더들은 대통령 선거보다 상·하원의원 선거를 더욱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석을 나눠 갖는 것을 뜻하는 '퍼플 웨이브'를 원하고 있다. 대통령의 급진적인 정책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는 "만약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할 경우 채권 시장이 더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금·은 가격이 고공행진했던 배경에는 예측할 수 없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