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기자
개신교 단체가 주최하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전해졌다.
27일 뉴스1은 오후 1시부터 개신교 단체가 주최한 서울광장~광화문 및 여의대로 일대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및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집회 소음뿐 아니라 인파 분산을 위해 일부 지하철 출입구를 통제하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된 것이다.
한국교회연합이 주최하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다수의 역차별 조장하는 차별금지법 금지' 등과 같은 팻말을 들고 집결 장소에 모였다. 또 이와는 별개로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인근에서는 사랑제일교회 전국 주일 연합 예배도 있었다.
이처럼 광화문 광장 일대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은 안전사고를 대비해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광화문역 일부 입구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안전을 위해 열차가 한때 광화문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강모씨(35)는 경찰에게 "어느 입구로 들어가야 지하철을 탈 수 있느냐"며 "약속 시간이 임박했는데 너무 불편하다"라고 토로했다. 경찰이 횡단보도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길을 건너려던 시민들이 인상을 찡그리기도 했다. 광화문역 내부에서도 지하철역 관계자들이 연신 통행을 안내했지만, 혼잡한 상황에서 시민들은 "어느 출구로 나갈 수 있느냐"라고 계속 질문했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은 소음과 자극적인 메시지에 불편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귀를 막은 채 길을 서둘러 나서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다른 시민은 집회 주제와 상관없는 정치적 내용이 있는 점에 의아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한다. 집회 내내 광화문역 앞 경찰 소음 측정 차량 전광판에는 90dB(데시벨)이 찍혔다. 80dB(기차 소음)은 만성 노출될 경우 청각 장애, 90dB(소음이 심한 공장)은 직업성 난청, 100dB(착암기)은 급성 청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 집회 조직위는 지난 7월 동성 파트너를 부부와 동일한 지위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도록 한 대법원 판결을 문제 삼으며 "차별금지법과 같은 악법 제정에 맞서 싸우겠다"라고 주장했다. 참가 신청자는 26일 오후 5시 기준 약 60만명이었지만, 주최 측은 이날 미신청 참가자를 포함해 약 100만명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한국교회총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 한국 교회 대다수와 120개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이 날 집회의 목표는 동성혼·차별금지법 제정 저지와 200억원 후원금 모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