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미국 패션브랜드 코치의 모회사인 태피스트리가 추진해온 85억달러(약 11조7000억원) 규모의 카프리홀딩스 인수 시도가 무산됐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연합뉴스]
미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제니퍼 로숀 판사는 24일(현지시간)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태피스트리의 카프리 인수를 막아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FTC측의 손을 들어줬다. FTC는 지난해 4월 태피스트리가 마이클코어스, 베르사체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카프리를 인수할 경우 이른바 '저가 럭셔리백(affordable luxury bags)'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합병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었다.
2022년을 기준으로 코치와 마이클코어스의 북미 핸드백시장 점유율은 총 17%로 추산된다. 이들 브랜드의 점유율은 개당 수백달러 수준인 저가럭셔리백 부문에서는 53%까지 치솟는다. FTC가 경쟁을 저하할 것이라고 주목한 부문이 바로 여기다. 또한 FTC는 양사 합병으로 업계 근로자들의 임금과 직장 복리후생 등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사 합병 시 영향을 받는 전 세계 직원 규모는 3만3000명에 달한다.
이에 태피스트리와 카프리는 매우 경쟁적인 시장 상황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요 외신들은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평가받는 패션산업에서 당국의 제동으로 인수합병(M&A)이 무산된 것은 드물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UE), 일본 경쟁당국은 양사 기업결합을 승인했었다.
태피스트리는 2023년 카프리홀딩스의 지분을 주당 57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태피스트리 산하 브랜드인 코치·케이트스페이드·스튜어트 와이츠먼, 카프리홀딩스 산하 브랜드인 베르사체·지미추·마이클코어스를 거느린 미국 대표 패션공룡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한편 이날 법원 결정 직후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태피스트리 주가는 12%대 급등했다. 반면 카프리 주가는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