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인턴기자
광복절 당일 기미가요를 방영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KBS가 이번엔 한글날 행사 중계방송 도중 발음이 잘못 표기된 한글 자음 자막을 그대로 송출해 비판받고 있다.
10일 KBS 1TV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KTV는 한글날인 지난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 행사를 중계 방송했다. 문제는 행사 끝 무렵 서도밴드의 '한글 뒤풀이' 공연 중계에서 발생했다. 노래 가사에 ‘기역 니은 디귿 리을’이라는 구절을 자막에 ‘기억 니은 디읃 리을’이라고 오기해 내보낸 것이다. 'ㄱ'은 '기역'이라고 읽는 게 맞다. 'ㄷ' 또한 '디귿'이라고 해야 한다. 해당 구절은 노래 내내 여러 차례 반복돼 잘못된 자막 역시 여러 차례 노출됐다.
시청자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은 특히 시청자에게서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 이러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한글날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냐" "광복절 기미가요를 틀지 않나. 공영방송 맞냐" "저런 실수는 초등학생도 안 한다. 부끄러운 줄 알라" "KBS는 우리말 겨루기도 하면서 저런 자막 하나 검수 안 하는 거냐" "수신료가 아깝다" "당장 사과하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KBS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막 오류를 발견한 뒤 다시 보기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수정 작업을 거쳐 서비스를 재개했다.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친 점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 "행사 기획사가 제공한 가사 자막에 오류가 있었으나 방송용으로 재제작하는 과정에서 걸러내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KBS는 광복절 당일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KBS 1TV 'KBS중계석'으로 편성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광복절에 '나비부인'을 편성한 것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 어떠한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른바 '왜색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KBS 측은 지난 7일 방송통신심의원회에서 열린 관련 안건 심의에 출석해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특별 감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