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가 소스 '뚝뚝' 흘리며 파스타 먹방…광고에 분노한 흑인 무슨 일

인종차별 논란 직면한 하인즈
"깊은 사과의 뜻 표한다"

미국 대형 식품 제조회사 하인즈(Heinz)가 영국 런던 일대 지하철역에 설치한 광고로 인해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논란의 광고에서 식탁 한가운데 앉아 있는 흑인 신부는 웨딩드레스에 소스가 묻는 것을 개의치 않고 포크로 파스타를 집어 들고 있었다.

문제는 흑인 여성과 백인 남성의 결혼식 장면을 연출하면서 흑인 여성 측만 아버지가 없는 편모 가정인 듯 묘사했다는 점이다. 사진상으로 왼쪽에는 신랑 측 부모로 보이는 백인 남녀가 앉았지만, 오른쪽에는 신부의 어머니로 보이는 흑인 여성만 신랑 옆에 자리해 있었다.

영국에서 논란이 된 하인즈 광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인즈 측은 자사가 출시한 새 파스타 소스의 맛이 훌륭하다는 걸 강조하려 했으나, 이는 실패로 돌아갔으며 누리꾼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한 누리꾼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올린 게시물에서 "흑인 소녀들 역시 아빠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하인즈 같은) 주류 브랜드에서 흑인 아버지를 완전히 지워버린 건 충격적이다. (이런 광고가) 어떻게 승인된 거냐"고 지적했다.

영미권에선 수십 년 전부터 흑인 어린이들은 편모 가정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다는 부정적 선입견이 존재해 왔는데, 하인즈의 광고는 이에 대한 흑인들의 반감을 자극한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설명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하인즈는 성명을 통해 "이 광고가 의도치 않게 부정적 선입견을 강화하게 된 것에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한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계속 듣고 배우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1869년 설립된 하인즈는 케첩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종합 식품회사로 현재 케첩, 식초, 머스터드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2015년에는 3G 캐피털과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아래 크래프트 푸즈를 합병하면서 '크래프트 하인즈'로 회사명이 변경됐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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