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진기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이 격화되는 레바논에서 군 수송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온 97명의 한국인과 레바논인 가족이 안도하며 정부에 감사함을 전했다.
5일 공군 KC-330 '시그너스' 수송기가 낮 12시 50분경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오후 1시 5분쯤 항공기에서 내린 귀국자들은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귀국자 김서경 씨는 "밤마다 폭탄이 떨어지는 레바논에서 한국으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정부에서 수송기를 보내준 것에 너무 감사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4년 넘게 레바논에서 살며 시리아 난민을 돕는 봉사활동을 해온 이국희 씨는 "사실 레바논은 늘 위험한 곳이다 보니 무슨 일이 생겨도 자연스럽게 대처하는데, 지금 상황은 다르다"며 현지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교민들은 대피하면서 위험했던 순간은 없었다고 했으나, 외교부 신속대응팀 단장을 맡은 이재용 심의관은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베이루트 공항에서 보고 상황의 심각성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이 심의관은 "철수한 교민 중 30% 이상이 미성년자였다"며 "우리가 지원했던 사람 중 매우 어리고 젊은 국민들이 많아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귀국 작전은 총 38시간이 소요됐다. 시그너스 조종사 박성태 소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제 평화 유지에 이바지할 기회라면 그 어떤 순간에도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태세와 능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선호 국방부 차관, 강인선 외교부 2차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공항에서 귀국자들을 맞이했다. 이 참모총장은 임무를 수행한 공군 장병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