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슬로바키아, 경제·안보 '전방위 협력'…'교역·투자 확대 의지'

尹, 방한한 슬로바키아 총리와 회담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 채택
원전 논의…체코 이어 '세일즈 외교'
북한 비핵화, 8·15 통일 독트린 공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베니사 사코바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임석한 가운데 열린 양해각서(MOU) 서명식에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수립 및 포괄적 에너지 협력 MOU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공식 방한 중인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회담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양국은 경제통상, 과학·의료, 안보·국방 등 분야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하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수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원전, 공급망 등에서의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피초 총리와 소인수 회담, 확대 회담을 잇달아 개최하고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담을 통해 한국과 슬로바키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현재와 미래의 가장 중요한 협력 분야들을 포괄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슬로바키아는 체코, 폴란드, 헝가리와 함께 비셰그라드 4국으로 분류된다. 최근 유럽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재부상하고 있는 곳으로, 한국의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지역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체코 공식 방문에 이어 슬로바키아 총리와도 회담하며 '세일즈 외교'에 박차를 가했다.

우선 양국은 이날 한·슬로바키아 경제협력협정,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등 제도적 기반을 최대한 활용해 교역·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전자, 녹색 기술, 로봇공학, 원자력·수소·재생에너지 기술 등 분야에서 협력한다. 또 TIPF 수립 MOU를 맺어 양국 간 교역·투자, 산업, 공급망 등 분야에서 기업 진출을 지원한다.

한국과 슬로바키아 간 교역액은 지난해 기준 약 40억달러 규모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143개 기업이 자동차, 가전 분야를 중심으로 슬로바키아에 진출해 있으며 기아차, 삼성전자 등 협력사들도 다수 있다. 대통령실은 "양국 간 교역액 증가 추세 아래 호혜적이고 안정적인 교역·투자 확대 의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슬로바키아 확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양국은 이날 '포괄적 에너지 협력' MOU를 체결해 에너지 및 과학기술 분야 협력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원전, 재생에너지, 수소 등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슬로바키아는 지난 5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승인한 만큼 이날 '팀 코리아'의 원전 수주 관련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 7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유럽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양 정상은 한반도 정세와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북한의 정세 불안정 행위와 북·러 군사협력에 강한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북한 인권 증진,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 문제 해결 등에 공감했다. 대통령실은 "슬로바키아는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 및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정치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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