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기자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은 우리에게도 큰 프로젝트입니다.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는데, 이 통로를 통해 더 많은 셀러가 해외 진출 기회를 얻길 바랍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셀러 포럼'을 통해 다음 달 시작되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의 목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셀러들이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보다 쉽게 해외에 진출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셀러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날 한국 소상공인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인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 국가에서 운영 중인 알리바바의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플랫폼에서 국내 제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역직구' 서비스인데, 셀러들에게 수수료와 보증금을 받지 않는다.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은 오는 10월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우선 미국, 스페인, 프랑스, 일본을 대상으로 하며, 향후 점진적으로 판매 국가와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셀링의 초기 대상국은 해당 국가에서의 한국 제품 인기와 물류 인프라, 소비자 구매력 등을 기반으로 선정됐다. 한국 상품에는 'Ship from Korea'(한국에서 배송된 상품)라는 라벨을 붙여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상품임을 알아보기 쉽게 했다.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통해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의 '케이베뉴' 채널에 입점하는 국내 셀러들은 한국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알리익스프레스의 글로벌 소비자 1억5000만명에게 제품을 소개할 수 있다. 케이베뉴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0월 론칭한 국내 상품 전용 판매 채널로, 기존 e커머스의 오픈마켓과 같은 형태로 운영된다. 셀러들이 케이베뉴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데, 알리익스프레스는 현재 케이베뉴의 입점 및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이후 단계에서는 라자다와 다라즈 등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또 다른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해서도 판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우선 프로그램 시행 초기에는 뷰티와 패션 카테고리를 위주로 시행하고, 이후 푸드와 K팝으로도 넓혀나갈 예정이다. 해당 분야 상품들은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군이다.
레이 장 대표는 "현재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의 초기 단계이기에 셀러들이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면서 판매를 잘하도록 지원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면서도 "우리의 희망은 케이베뉴에 입점한 뷰티 카테고리 셀러의 80% 정도가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셀러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비롯한 국내 셀러들의 해외 진출과 사업 확장이 쉬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5년간 수수료 0%와 보증금 0원을 보장해 국내 중소규모 셀러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국어 지원 프로그램 ▲다국어 무료 번역 시스템 ▲고객서비스 자동 번역 등을 제공해 글로벌 판매의 외국어 부담을 던다.
셀러들이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했다. 상품 등록 정보는 간단한 클릭 한 번으로 쉽게 등록할 수 있는데, 이는 케이베뉴의 국내 입점 방식과 동일하다. 셀러는 국내와 해외 판매 조건을 통일하거나 차별화할지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추후에는 국가별 자동 가격 설정 기능도 제공될 예정이다.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의 정산은 상품이 고객에게 배송 완료된 후 15일 이내에 주문 건별로 이뤄진다. 결제는 알리바바그룹의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인터내셔널(Alipay International)'을 통해 미국 달러(USD)로 진행된다.
해외 판매를 위한 국내 배송은 국내 물류 파트너를 통해 지원하며, 글로벌 배송 역시 한국 우체국과 협력해 셀러들의 배송 부담을 줄일 예정이다. 다만 해외배송 비용은 알리익스프레스가 담당하는 게 아닌, 소비자가 부담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이 장 대표는 "물류 비용은 셀러가 제품 가격에 포함하거나 물류 비용을 따로 책정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소비자가 한국 상품을 구매하는 것인 만큼, 소비자들이 이 비용을 기꺼이 부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왼쪽)와 카일 장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 담당(이사)이 25일 오전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명환 기자]
레이 장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디자인과 품질을 갖춘 한국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국내 기업이나 셀러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글로벌 셀링을 통해 국내 셀러들이 비용이나 언어에 대한 부담 없이 해외로 판로를 넓히고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역직구 시장까지 뛰어들면서 관련 경쟁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이베이와 아마존, 쇼피 등 글로벌 e커머스 업체가 국내 중소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역직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세계 최대 e커머스로 꼽히는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 6월 한국 중소 화장품 제조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시했고, 동남아 1위 e커머스인 쇼피(Shopee)도 뷰티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진출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이베이(eBay) 역시 글로벌 이베이 플랫폼 진출을 원하는 국내 셀러들의 입점을 받고 있다.
국내 e커머스 가운데서도 쿠팡과 G마켓이 국내 판매자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쿠팡은 대만에서도 로켓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며 국내 중·소상공인들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G마켓 역시 지난 2월 몽골에서 역직구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우즈베키스탄과 터키 시장 진출도 고려 중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국내 셀러 5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