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업계 2위 싸움 치열…과당경쟁 개선 나선 금융당국

인카금융, 올해 상반기 첫 2위 도약
설계사 공격적 영입…출혈경쟁 커져
금융당국 GA 규제 강화 시사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인력 영입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보험설계사 스카우트 과당경쟁에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에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23일 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인카금융서비스 설계사가 1만5544명으로 지에이코리아(1만5344명)를 제치고 2위로 도약했다. 설계사 수 기준으로 인카금융이 2위로 뛰어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카금융 설계사는 2019년 말 1만296명에서 4년 반 만에 51% 급증했다. 지에이코리아는 GA 업계 부동의 1위 한화생명금융서비스(2만4493명)에 이어 2021년부터 2위 자리를 지켜오다 이번에 처음 3위로 밀렸다.

실적 면에서도 인카금융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인카금융 신계약 금액은 생명·손해보험을 합쳐 2214억원을 기록해 지에이코리아(2108억원)에 앞섰다. 13회차 유지율은 지에이코리아(생보 95.08%·손보 88.6%)가 모두 앞서고 있으나 인카금융(생보 91.9%·손보 87.11%)이 맹추격하고 있다. 13회 유지율은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1년 이상 보험을 해약하지 않고 유지한 비율이다.

인카금융은 2022년 2월16일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4억원으로 9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74억원으로 103.9% 급증했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인카금융은 브랜드 가치와 자금동원력 등 상장사의 이점을 활용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로 설계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GA 지사장이 되면 법인시책·상생법인시책·수금수수료·갱신수수료·OA(사무실 제공)수수료 등 각종 명목으로 받는 시책과 수수료도 많다. 1~3위 GA 외에도 글로벌금융판매·케이지에이에셋·프라임에셋 등 상위권 GA들도 최근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설계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GA 업계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설계사 인력 이동도 잦은 편이다. 현재 보험 업계에서는 삼성생명·현대해상과 같은 보험사(원수사)에서 GA로 이직이 활발하다. 원수사에서는 자사 보험상품 하나만 팔 수 있지만 GA에서는 여러 보험을 비교해 팔 수 있어 고객 잡기에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전속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생명보험사 33%, 손해보험사 52%였다. GA 70곳의 정착률도 47.9%였다.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신규 보험설계사들이 1년간 살아남은 생존율이다. 손보사와 GA의 경우 10명 중 약 5명이 1년도 안 돼 회사를 떠난다는 얘기다. 설계사 이직이 잦으면 보험을 믿고 맡긴 고객 입장에서는 그만큼 서비스 품질 저하를 겪게 된다.

많게는 억대에 달하는 이직 관련 인센티브가 인력 이동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금감원이 2022~2023년 소속 설계사 1000명 이상 GA 39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경력설계사 1만4901명에게 2590억원(1인당 1740만원)의 정착지원금이 지급된 사실이 확인됐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신입 설계사를 키워도 GA에서 높은 수수료와 정착지원금을 제시하니 속수무책"이라며 "지난해 9월 GA협회가 과도한 스카우트 경쟁을 막는다며 자율협약을 마련했지만 지금은 거의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GA 업계 몸집이 커진 만큼 이들에 대한 감독 수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를 도입해 GA에 높은 책임을 부여할 방침이다. 보험판매전문회사는 보험계약 체결을 대리만 하는 기존 GA와 달리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금융사다. 보험판매전문회사가 되면 불완전판매비율 등을 일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는 소비자보호 의무가 생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판매채널에서 GA 영향력이 크게 변화하고 있어 이런 흐름에 맞춰 판매채널 개선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보험사를 통해 GA를 간접 규제하는 방식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경제금융부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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