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형기자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조달 비용이 감소할 것이란 기대에 리츠(REITs)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둔 변동성 장세 속에서 리츠의 방어적 특성 및 높은 배당수익률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아직 시장에 경기 침체 우려가 남아있어 개별 투자 부동산의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리츠 TOP1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 874.94를 기록하며 최근 3개월간 6.7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7.31%)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개별 종목으로는 이지스밸류리츠,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이 이달 들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리츠의 강세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서며 한층 부각되는 모습이다. 현재 신한알파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한화리츠 등 7개 상장 리츠는 총 1조원이 넘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금리 인하는 리파이낸싱을 통한 비용 절감이나 외형 확장 등에서 장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상장 리츠가 적극적인 자산 편입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며 "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 금리 하락 수혜와 안정적 임대수익이 갖는 상대적 매력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강남의 담보부사채 금리를 3.4%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급진적인 조달 금리 하락"이라며 "신용평가등급이 우량한 대형 리츠의 경우 금리 인하의 효과가 더욱 빠르고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변동성 대응을 위한 리츠의 방어적 성격이 투자 포인트로 꼽히기도 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리츠 종목들은 올해 증시 상승기 동안 수익은 누리면서 하락기에는 주가 방어에 뛰어난 모습이었다"며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당분간 리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본격적인 금리 인하가 시작된 지금부터는 리츠 내에서도 수익률 편차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리츠 투자에 가장 좋은 시기는 조달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해소되면서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정점을 찍는 금리 동결기, 즉 긴축사이클 종료 시점"이라며 "금리 인하기에 들어선 현재 경기 침체 우려가 남아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경기 민감도가 낮고 수요가 견조한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거나 배당 안정성을 갖춘 종목으로 선택지를 좁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