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하는 계곡서 설거지하는 노인 지적하자…'어쩔 수 없다'

국립공원 취사 행위, 적발 시 과태료 부과

경북 지역 관광 명소인 팔공산 계곡에서 '설거지'를 하는 민폐 관광객 목격담이 전해져 화제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는 팔공산 계곡물로 식기 설거지를 하는 어르신을 봤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 글을 게재한 누리꾼 A씨는 "나이 지긋한 여성인 B씨가 설거지하는 모습을 봤다"라며 "지난번 등산 때도 B씨가 설거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경북 지역 국립공원인 팔공산 계곡에서 식기를 세척하는 노인이 있다는 목격담이 전해져 논란이 커졌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는 B씨에게 접근해 '계곡 밑에 사람들이 물놀이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으나, B씨는 "어쩔 수 없다"고 답하며 설거지를 계속 이어갔다고 한다. 또 B씨는 "내가 이 일대 쓰레기를 다 줍는다"고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B씨와 긴 얘기를 나눈 결과, B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계곡을 들러 식기 등 개인 물품을 세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가 설거지하는 광경을 사진으로 찍어 커뮤니티에 게재하기도 했다. 세제가 묻은 냄비, 그릇 등이 바위 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긴 모습이다. 식기에 묻은 세제는 계곡물에 씻겨 하류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A씨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사람들은 말로 해선 안 듣는다", "신고하고 벌금을 부과받아야 한다", "옛날에는 관광지에서 설거지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던 사람들이 많다", "아직도 마인드가 80년대에 머물러 있는 것" 등 반응을 보였다.

팔공산은 지난해 12월31일 제23호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현행법상 국립공원에선 취사, 흡연, 텐트 설치를 포함한 야영 등 행위가 엄격히 금지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런 조처에도 매년 피서철엔 관광지 민폐 행위가 기승을 부린다. JTBC '사건반장' 등에 따르면, 지난달 13일에는 강원도 양구 한 계곡에서 세제를 이용해 식기를 설거지하는 중년 남녀의 모습이 포착됐다. 또 취사 및 야간 출입이 금지된 전남 구례 하천에서도 남녀 커플이 텐트를 친 채 음식을 조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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