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응급실을 100m 앞둔 곳에서 쓰러졌지만 혼선이 빚어져 차로 5분 거리인 다른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던 여대생이 결국 숨졌다.
연합뉴스는 13일 광주 동부경찰서를 인용해 지난 5일 오전 7시께 조선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씨(20)가 일주일만인 전날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여대생 유족은 장기 기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지난 5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모 단과대학 앞 벤치에서 쓰러졌다. 그는 농촌 봉사활동을 다녀온 뒤 뒤풀이 자리에 참석한 자리에서 쓰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불과 100m가량 떨어진 조선대병원 응급실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자 차량으로 5분 거리인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A씨를 이송했다.
당시 조선대 응급실에는 응급전문의가 아닌 지원 근무를 나온 외과전문의 2명이 당직 근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긴급 수술과 다른 환자 대응 등으로 자리를 비운 탓에 응급 환자를 수용할 여력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응급처치를 위한 원격 의료진료 시스템도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병원 측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오락가락 해명을 내놨다가 혼선이 빚어졌다.
경찰은 A씨의 사망에 범죄 연관성을 찾지 못했으며, 의료 기록 등을 분석·검토해 내사 종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세종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70대가 인근 대형병원 응급실 야간 운영 중단으로 18시간이 지나서야 수술을 받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13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6시30분께 세종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남성 B씨가 아파트 야외 계단을 내려가다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혔다.
하지만 B씨는 뇌출혈 증상에도 사고 장소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응급실로 이송되지 못했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응급 수술이 가능했던 세종충남대병원이 사고 바로 전날 야간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고로부터 18시간 이상이 지난 이튿날 오후 1시쯤에야 청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 수술받았고, 결국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그는 일주일 넘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