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친구 권유로 시작

남학생 비율 86% 달해
주로 온라인 불법 카지노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친구의 권유로 불법 도박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서울경찰청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직접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들이 도박을 시작한 계기로 '친구·지인의 권유'(38%)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친구 등 지인이 금전적 이익을 얻는 것을 보고'(30%), '인터넷 도박광고'(9%) 순이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청소년 1만685명을 대상으로 약 3개월간 진행됐으며 청소년 도박과 관련한 설문이 17문항, 대리 입금 관련 문항이 7문항으로 구성됐다.

본인이 불법 온라인 도박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5%로 적었으나, 친구나 지인이 도박한 것을 목격한 청소년은 전체 10.0%에 달했다. 직접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의 성별 비율은 남학생(86%)이 여학생(14%)보다 높았고, 시작 시기는 대부분 중·고등학생 때(72%)였다. 가장 많이 하는 온라인도박 종류는 '바카라 등 온라인 불법 카지노'(55%)였다.

도박 자금 및 빚을 마련한 방법으로는 '용돈 또는 부모님의 빚 변제'(57%)가 대다수였다. 다만 일부 청소년은 '금품 갈취 및 중고거래 사기 등 불법적인 방법'(4%)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고 응답해 청소년 도박이 2차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도박으로 인한 문제점으로는 '채무 압박'(15%)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부모와의 갈등'(10%), '정서적 위축 및 두려움'(12%) 순이었다. 도박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 단절의지는 전체 응답자의 61%가 '강하게 있다'고 응답했고, 13%가 '약하지만 있다'고 답했다.

서울경찰청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박 및 대리 입금의 심각성·폐해에 대한 실질적 예방 교육 ▲중독 청소년 치유 활동 강화 ▲그릇된 또래 문화 개선을 위한 인식 전환 활동 등을 전개할 방침이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청소년 도박사범에 대한 단속·수사뿐 아니라 맞춤형 예방과 중독 청소년에 대한 치유, 또래 문화 개선을 위한 인식 전환 등 입체적 종합적 접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며 "향후 서울경찰청에서는 서울시교육청·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유관기관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회부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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