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자동차 구매 의향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컨설팅 회사 EY는 모빌리티 컨슈머 인덱스(MCI) 조사 결과 미국 소비자 34%만 다음 차량으로 전기차(완전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하이브리드)를 구매할 계획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에서 소비자 48%가 다음 차로 전기차를 구매하겠다고 답했던 것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완전 전기차 구매 의향을 밝힌 소비자는 지난해 22%에서 11%로 대폭 줄었다.
스티브 패튼 EY 아메리카 자동차 부문 리더는 "2020년 이후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상당히 증가했지만, 올해 조사에선 처음으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Y는 소비자들이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 대비 장기적으로 어떤 이점이 있는지와 유지 관리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게 수요 저하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기차 주행거리와 충전소 인프라 부족에 대해 우려하는 소비자는 각각 24%, 23%로 전년 대비 6%포인트, 11%포인트씩 줄어들었다.
전기차 구매 의향은 줄었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차량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겠다는 미국 소비자 비율은 26%로 나타났다. 반면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같은 설문에서는 19%만 하이브리드 구매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라만 램 EY 아메리카 항공우주, 방산 및 모빌리티 리더는 "환경 때문에 전기차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하이브리드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와 부품에 대한 옵션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며 "많은 사람에게 '윈윈'(win-win)"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시장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늘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59% 뛰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핵심 세그먼트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야후 파이낸스는 "포드, 도요타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급증했다고 발표했으며, GM도 인기 차량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며 "전기차로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지만,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확대하고 하이브리드라는 대안을 만드는 것이 전기차 확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