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민생 공약 협의 기구 운영키로…채상병 특검법 합의 불발

25만원 지원법에도 이견…한동훈 "현금 살포"
금투세 두고도 동상이몽…민주당 "구조 개혁"
구체적 결과 없었지만…"성과 있었다"고 자평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나 민생 공약 등 비쟁점법안을 협의할 수 있는 기구를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채 상병 특검법,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25만원 지원법) 등 쟁점 사안을 두고는 의미 있는 결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1일 한 대표와 이 대표의 비공개 회담을 마친 후 공동 발표문을 냈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된 1시간30분을 넘겨 2시간15분 동안 진행됐다. 회담에는 한 대표와 이 대표뿐만 아니라 양당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도 배석했다.

양당은 ▲민생 공동 공약 추진 협의기구 운영 ▲금융투자소득세 등 주식시장 구조 문제 검토 및 협의 ▲의료사태 관련 국회 차원 대책 협의 ▲반도체·AI 산업 지원방안 적극 논의 ▲가계·소상공인 부채 부담 완화 지원방안 적극 강구 ▲저출생 대책 관련 입법 신속 추진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 관련 제도적 보완 추진 등을 합의했다. 합의문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지구당 도입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공약 추진·저출생 해법 등 논의했지만…쟁점안 합의 못 해

다만 여야 대표는 회담 의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회담 의제는 채 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25만원 지원법 등이었다. 이 대표는 회담을 앞두고 모두발언을 통해 제3자 추천 방식, 증거 조작 의혹 등도 채 상병 특검법에 담겠다고 했지만 한 대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설정하는 기한에 맞춰서 당 입장을 낼 순 없다"며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속 논의해가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렸다. 어떤 합의도 이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25만원 지원법 역시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한 대표는 회담을 앞두고 모두발언을 통해 25만원 지원법을 "현금 살포"에 비유하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 대표는 25만원 지원법이 내수 경제 진작에 도움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양당 대표가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한 모양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선별 지급, 차등 지급에 대해 열어뒀다고 이야기했지만, (한 대표는) 차등도 안 된다고 했다"며 "민주당으로서는 계속해서 (25만원 지원법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투세 관련 논의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금투세 유예 등 재검토를 제시해 곽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폐지를 이야기하고 입법 유예 등을 계속 논의하자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일단 논의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 대변인은 "구조적 개혁 조치를 수반하지 않으면 자본시장 활성화 등 주식시장을 통해 자산을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발표문에 담긴 것처럼 종합적으로 협의,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료 대란, 구체적 해법은 아직…"논의 방향 합의해"

1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여야 대표회담 TV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회담 의제가 아니었던 의료 대란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그쳤다. 조 대변인은 "이 대표는 의료 대란 관련 상황의 심각성을 말씀드렸고 이 문제와 관련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책임자 문책, 대책기구 구성 등을 요청했고 많은 토론이 있었다"면서도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는 정기적인 회담보다는 필요할 경우 만나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 대변인은 "(여야 대표의 회담을) 정례화하는 것보다 볼 수 있을 때 수시로 만나서 대화하자는 말씀이 있었다"며 "형식적 회담보다는 서로 속내를 잘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적절하다고 두 분(한·이 대표)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곽 대변인은 "민생 공통분야의 협의 틀을 만들어서 진행하기로 한 게 가장 중요한 합의"라며 "논의 방향을 합의하고 정리했기 때문에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치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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