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2대 정기국회를 대비한 1박 2일의 워크숍 기간 내내 파란색 점퍼를 입고 '똘똘' 뭉쳤다. 윤석열 정권이 '폭주'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차기 집권을 준비해나가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민주당은 30일 오전 인천 네스트 호텔에서 '2024 정기국회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쳤다. 전날부터 이어진 워크숍에 의원들은 저마다 웃는 표정으로 참석했다. 파란색과 흰색이 조합된 바람막이를 배부받아 가슴팍에 명찰을 부착했다. 지역 일정이 있던 의원 1명을 제외한 민주당 의원 169명이 모두 같은 옷을 입고 모였다. 이재명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국정의 방향타·선도자 역할을 국회, 그 안에서도 민주당이 해나가야 할 것 같다"며 "확실한 수권 정당을 향해서 모두 함께 손을 잡자"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김남희 의원은 이 대표를 '윤 정권에 맞설 민주당의 선봉장'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민망한 듯 "갑자기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의원들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로 뭉치는 모습을 보였다. 일정 시작 30여분 전 행사장에 도착한 이 대표는 먼저 앉아있던 의원들과 차례차례 인사를 나눴다. 의원들은 악수하고 사진을 찍으며 이 대표를 반겼다. 한 의원은 "입원해 계시느라 고생 많으셨다"며 코로나19에 걸렸던 이 대표의 건강을 걱정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의제를 모았다. 상임위원회별로 소속 의원 10여명이 모여 호텔 인근에서 식사를 함께하며, 법안에 대해서 토의했다. 서영교 의원(4선·서울 중랑구갑)은 "여성가족위원회는 성폭력처벌법을 위주로 논의했다"며 "어느 상임위원회는 50개 법안을 얘기했다고 하더라"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황명선 의원(초선·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은 "의원들끼리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민생만 보고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때때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러 행사장 옆에 마련된 작은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조희연 전 서울교육청 교육감이 대법 선고로 직을 상실하자 서울지역 의원들은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37명에 달하는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은 좁은 브리핑룸을 북적북적 채웠다. 기후 위기 극복에 힘을 쏟는 김성환·박지혜 의원 등은 '정부 대응이 부족해 헌법불합치'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두고 "환영한다. 책임 있는 기후 국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비공개 세션 종료 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주제로 당내 '정책 디베이트'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정과 형식은 정해진 바가 없지만, '금투세 유예' 의견을 낸 이소영 의원이 꼭 토론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했다. 노 의원은 "치열하게 토론한다는 것은 결과가 무엇이 되든 합리적으로 국민 설득에 나서겠다는 뜻"이라며 "수준이 매우 높다"고 기대했다.
2일 차 오전에 다시 모인 의원들은 부쩍 더 친밀해진 듯한 분위기였다. 소속 상임위원회와 관계없이 자리를 밀착해서 모여 앉았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마무리 발언을 하는 중 마이크 오류로 '삑' 하는 소음이 3초간 울렸다. 의원들은 찡그리는 표정 없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박 원내대표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박 원내대표는 "빨리 마치라는 뜻인 것 같다"고 농담하며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는 엄중한 상황에서 박찬대가 최선봉에서 박차고 나가겠다"고 매듭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