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의상장사]소룩스①실적 부진에도 아리바이오 덕분에 주가는 강세

상반기 영업손실 1600% 확대
주가는 1년여 만에 9배 상승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가 올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소룩스를 인수하고부터 아리바이오의 우회상장 기대감이 커졌고 실제 이번에 합병을 결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룩스는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 247억원,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영업손실폭은 1676% 확대됐다. 특히 올 2분기 영업손실 23억원을 기록한 점이 상반기 전체 실적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소룩스는 조명기구를 제조하는 업체로 주력 제품은 발광다이오드(LED)등, 형광등, 가로등, 터널등이다. 주로 아파트 등 주택 현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소룩스 측은 이번 실적 부진이 전방 산업 부진의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신축 아파트 건설이 줄고 기존 일정도 늦어지면서 매출이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영업손실 규모가 커진 이유는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판관비는 오히려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룩스의 올 상반기 판관비는 67억원으로 지난해 50억원보다 33% 증가했다. 판관비 중 눈에 띄게 증가한 부분은 지급수수료다. 전년 6억원 대비 138% 증가한 15억원을 지출했다. 지급수수료에는 회계법인, 법무법인 비용 등이 포함된다. 또 급여비용과 출처를 알 수 없는 기타비용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영업손실보다 더 많이 늘었다. 소룩스의 올 상반기 누적 순손실 규모는 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95% 확대됐다. 순손실 원인은 대규모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 인한 이자비용 때문이다. 이자비용은 39억원으로 전년 동기 3억원 대비 1152% 급증했다. 다만 이 이자비용은 CB, BW 발행에 따른 유효이자율을 회계상 처리한 것으로, 실제 현금이 유출되지는 않았다.

소룩스의 실적은 수년째 하락세를 겪고 있다. 2019년 매출액 711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하던 소룩스는 지난해 매출액 598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에 40억원가량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면 올해는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회사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지만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소룩스를 인수하기 전인 지난해 5월 초 소룩스의 시가총액은 6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전날 기준 소룩스의 시가총액은 5117억원이다. 1년3개월 만에 약 9배 이상 주가가 상승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소룩스의 주가 상승에 대해 아리바이오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실제 정재준 대표가 소룩스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공시가 있던 지난해 5월15일부터 거래가 완료되는 6월30일까지 소룩스의 주가는 268% 급등했다. 또 지난해 12월26일 1대 14주의 대규모 무상증자의 권리락일부터 주가는 며칠 사이 4배가량 폭등하기도 했다.

소룩스 관계자는 “조명사업은 하반기에 다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가는 소룩스가 아리바이오 주식을 인수하면서 지분가치가 부각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증권자본시장부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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