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우울증에 난자동결비까지…보험사의 여심 잡기[1mm금융톡]

현대해상·ABL생명 이달 여성보험 출시
암·여성질환 중심에서 출산·육아 지원 특약 확대

보험사들이 여성특화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여심 잡기에 나섰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달초 여성전용 보험 '굿앤굿여성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여성의 생애주기별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임신·출산기엔 유방·생식기·갑상선·비뇨질환, 폐경기엔 골 질환과 수면·정신질환, 노화기엔 근육·관절·뇌 질환을 집중적으로 보장한다. 현대해상은 20년 전 업계 최초로 어린이특화보험을 출시해 관련 시장을 선도해왔다. 여성보험과 어린이보험을 연계한 할인혜택 등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기존 종합보험과 건강보험에서 담지 못했던 여성 특화 담보를 제공하기 위해 상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ABL생명도 이달초 'THE톡톡튀는여성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부위별 암 진단비를 비롯해 임신 준비부터 출산 후까지 주기별로 대비하는 상품이다. ABL생명은 이번에 '여성통합암(소액암제외)진단 특약'을 새롭게 개발했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 종류를 9개 영역으로 분류해 암 진단비를 그룹별 1회씩 최대 9회 보장한다. 난임치료를 위한 인공수정·체외수정 치료비와 산후관리지원금 등을 보장하는 특약도 탑재했다.

흥국화재는 지난 5월 여성 중에서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특화한 '흥굿(Good) 모두 담은 여성 MZ보험'을 출시했다. 여성 관련 주요 암(유방·갑상선 등) 보장을 강화했고 '난자동결보존시술비 선지급' 특약을 탑재했다. 난자동결보존시술은 난임·불임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가임력 보존을 목적으로 생식 세포를 보존해 주는 시술이다.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로 결혼과 출산연령이 높아져 최근 수요가 늘고있다.

여성보험 전통 강자는 한화손해보험으로 대표 상품은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이다.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인 이 상품은 출산 후 5년 내 중대질환 보장, 난임치료 후 산후관리지원금, 난소과다자극 진단비, 특정 여성생식기 탈출치료비 등의 특약을 제공한다. 해당 특약들은 출시 당시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출산 후 5년 내 중대질환 보장강화'의 경우 금융감독원 상생협력 금융신상품 1호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을 선보여 보장성을 강화했다.

보험사들이 여성보험에 눈독 들이는 건 올해 여성 기대수명이 90세를 돌파하고 여성의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가 갈수록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개정된 10차 경험생명표에서 여성의 평균수명은 90.7세로 사상 처음으로 90세를 돌파했다. 여성의 생애주기가 길어지면서 이들의 보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보험개발원 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모든 나이대에서 여성의 생명보험 가입률이 남성보다 높았다.

정부가 저출생 대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기업 차원에서도 관련 지원이 많아지면서 여성보험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여성보험이 여성암이나 여성 관련 질환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엔 출산·육아 관련 특약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보험사가 정부 저출생 대책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인 곳이 많다"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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