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인줄 알면서도 성폭행한 20대…검찰은 '도주우려없다' 체포영장 기각

피해자 팔의 멍 발견한 보건교사가 신고
檢, "초범·도주우려 없어" 구속영장 기각

채팅으로 만난 12살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찾아가 성폭행한 20대 남성 2명에 대해 검찰이 "도주 우려가 없다"며 체포영장을 기각해 피해자 가족이 분개했다.

채팅으로 만난 20대 2명, 초등생 인지하고도 성폭행

29일 대전경찰청은 초등생 여자아이를 성폭행한 혐의(미성년자의제강간)로 20대 2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남성은 각각 직장인과 대학생이며, A양과 '랜덤 채팅'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A양이 집에 혼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지난 14일 대전 중구에 있는 A양 집을 따로 찾아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두 남성은 서로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TJB뉴스가 공개한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이 A양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면 "부모님이 집 밖으로 나간 게 맞느냐"라는 식으로 재차 물으며 "아오 불안해"라고도 했다. 이어 영상통화로 정말 집에 부모님이 부재중인지 확인까지 했다고 전해졌다.

A양은 우울증과 교우 관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가해자 두 남성은 이와 함께 A양이 초등학생인 줄 알고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양 아버지는 "설마 초등학생인 줄 모르고 이렇게 행동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다 알더라"며 "우리 딸이 주고받았던 (메시지) 내용을 다 읽어봤다"라고 분노했다.

팔에 있는 멍 자국 보던 보건교사가 신고…가해자들 구속 영장 기각·피해자 측은 2차 가해 등 시달려

A양 팔에 있는 멍 자국을 수상히 여긴 보건교사가 이를 신고하여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으로 두 남성의 신원을 특정해 체포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초범인데다 사건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강요나 폭행 정황이 없고, 두 남성이 수사에 협조를 잘한다는 취지다.

A양 아버지는 "(가해자들은) 회사 다니고, 학교 다니고 있고 본인들 일상생활 다 하고 있잖나"며 "근데 정작 피해자 가족들은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이 터질지를 모르니 일을 하더라도 항상 신경은 곤두서 있고 일도 제대로 안 된다"라고 호소했다. 또 A양과 가족은 A양의 친인척을 알고 있다며 신상정보를 유포하겠다는 익명의 메시지를 받는 등 2차 가해와 보복 범죄에 대한 불안까지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가해 남성 중 1명을 불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1명에 대해선 소환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신상 유포 협박 등 2차 범죄나 여죄 유무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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