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욜로(YOLO)' 가고 ‘요노(YONO)’ 왔다

‘요노(YONO)족'이 온다. 요노(YONO)는 ‘You Only Need One(필요한 건 하나뿐)’의 약자다.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소비 형태를 일컫는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가 지속하면서 소비 방식을 달리하는 2030세대를 상징하는 용어가 됐다.

지난 10년간은 ‘욜로(YOLO)족'이 대세였다. 욜로는 ‘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뿐)’의 약자다.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기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 행태다. 2011년 미국의 유명 래퍼인 드레이크의 곡 '더 모토(The Motto)'에 처음 등장한 이 표현은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과 함께 2012년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10대 유행어에 올랐다.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 케어’ 홍보영상에서 “욜로 맨(Yolo, man)”이라고 외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 중구의 한 분식집 매대에 쌓인 핫도그 등을 바라보는 시민.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온전히 ‘나’를 위한 욜로는 국내 1인 가구 증가로 등장한 ‘혼족’과 맞물리면서 2030세대의 소비성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의 소비 트렌드를 대변하는 각종 신조어가 쏟아졌다. 자기만족을 위해선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소비한다는 ‘나심비’, 호텔에서 고급스러운 휴식을 즐긴다는 ‘호캉스’, 값비싼 전자기기 등 구매를 통해 자기과시를 함께 드러내는 ‘플렉스’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2020년대부터 욜로보다는 알뜰하고 실용적인 소비가 주목받고 있다. 2020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밀레니얼 세대의 재무 습관 이해’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3.2%가 평소 저축을 우선하고 남은 예산으로 소비 활동을 한다고 답했다. 반면 응답자의 14%만이 욜로족처럼 갖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바로 소비한다고 밝혔다. 2017년 취업포털 사람인이 ‘욜로 인식’에 대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4.1%가 “욜로족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것과는 대조된다.

갓생, 욜로, 플렉스에 대한 연도별 언급량 추이 [사진출처=서울연구원]

이 같은 흐름을 대변하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갓생’이 대표적이다. 실용적이고 계획적인 삶을 살자는 것으로, 영단어 신을 뜻하는 '갓(God)'과 삶인 '생(生)'을 조합한 것이다. 2023년 서울연구원은 온라인에서 트렌드 키워드에 대한 언급량 추이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서울연구원은 “2020년 ‘갓생’이 등장해 ‘욜로’와 ‘플렉스’ 언급량이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갓생’ 언급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갓생’의 언급량은 2022년 63만9657건으로, 2018년 대비 58배 증가했다.

이런 흐름이 '요노(YONO)족'으로 이어졌다. 한국경제신문과 농협은행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농협은행 개인 고객 3200만명의 금융거래 이력과 카드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30세대의 올해 상반기 외식 소비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다. 다른 연령대에서 각각 3%, 11% 증가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같은 기간 2030세대의 수입차 구매 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나 감소했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3%만 감소했다. '욜로(YOLO)'는 가고, ‘요노(YONO)’가 왔다.

정치부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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