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기자
DS투자증권은 23일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고 수혜는 ㈜ 두산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화룡점정은 그룹의 캐시 카우이자 손자회사였던 두산 밥캣이 ㈜두산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은 총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1단계 분할을 통해 몸집이 가벼워잔 에너빌리티 신설법인과 그 자회사인 밥캣이 에너빌리티에서 떨어져 나가고 이들이 두산 로보틱스와 합병된다. 마지막 단계는 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된 밥캣의 남은 상장 주식 46%를 두산 로보틱스 신주와 교환해 밥캣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 되면 두산 밥캣에 대해 두산 그룹은 두 가지 옵션을 갖게 된다. 밥캣을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법 혹은 두산 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법이다. 김 연구원은 "매출 10조원 기업과 매출 500억원 기업의 합병이기 때문에 영향력과 존재감 측면에서 사실상 신규 합병회사는 두산 밥캣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두산 로보틱스를 활용한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주 두산의 손자회사였던 그룹의 캐시카우 밥캣이 드디어 두산의 자회사가 되는 그림이라고 봤다.
주 두산의 수혜는 단기적인 측면과 장기적인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고 봤다. 이번 개편 성공시 단기적으로 주 두산의 수혜는 밥캣의 지배력 증가(기존 13.8%->42%), 밥캣의 이익 현금 배당 유입을 꼽을 수 있다. 또한 두산 로보틱스의 재무 안정성도 확보된다. 기존 구조에서 로보틱스가 계획 대비 부진할 경우 주 두산 입장에서 추가적인 리소스 투입 등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었지만 로보틱스보다 100배가 넘는 매출의 밥캣이 로보틱스를 품게 되면 주 두산 입장에서는 관련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만약 두산 로보틱스와 밥캣이 합병하면 사실상 밥캣이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그 동안 발목을 잡았던 인수합병(M&A) 규제도 해소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M&A 대상 기업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밥캣의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관련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현재 3사의 주가 모두 주식 매수 청구가격을 소폭 하회하고 있다. 이중 밥캣이 3.3%로 괴리율이 가장 높다. 특히 두산 로보틱스와 교환비율 기준 현재 3.1%수준에서 할인돼 거래 중이다. 김 연구원은 "로보틱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밥캣 매수의 차익 거래가 유효하다"먀 "최악의 상황인 다운리스크 측면에서도 밥캣과 에너빌리티의 상대 퍼포먼스는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