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아기자
경찰이 텔레그램을 통해 각종 마약류를 밀수입하고, 전국에 유통한 일당을 검거했다.
9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제조·판매·운반·소지·투약) 혐의로 70명을 검거하고, 이 중 4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마약 원료 물질을 밀수하고 제조한 피의자 3명은 베트남 국적이고, 나머지는 한국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해 9월4일부터 지난달 6월20일까지 텔레그램을 이용해 필로폰 등 각종 마약류를 밀수입하거나 원료를 반입해 합성마약을 제작하고 이를 유통·보관·운반·홍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일면식이 전혀 없는 사이로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을 모의하고 신분을 감춘 상태로 비대면 방식으로 거래했다. 텔레그램으로 고용한 운반책에게 특정 장소의 위치를 보내주고 마약을 소분해 은닉하게 한 후 코인 대형업체의 무통장 계좌나 비트코인을 통해 매수자들로부터 대금을 받은 후 마약이 숨겨진 위치를 전송해 주는 방식으로 마약을 유통해 왔다.
경찰은 지난해 9월3일 '아파트 화단에 수상한 것을 묻는 젊은 남성이 있다'는 112신고를 받은 뒤 현장에서 풍선에 담긴 흰색 가루를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주변 CCTV를 통해 젊은 남성의 범행 장면과 인상착의를 확보한 후 도주로를 추적해 경기도 안산시에서 운반책 A씨를 긴급체포했다. 이후 A씨의 휴대전화 전자 정보 분석을 통해 비대면 거래 장소를 확인해 텔레그램 마약 판매총책을 다수 검거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주거지, 은신처 등지에서 40㎏ 상당의 마약과 판매 수익금 10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경찰은 현재 필리핀으로 출국한 마약 유통 총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하고, 국내 검거되지 않은 마약 채널 운영자 및 운반책, 매수자 등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선까지 타고 들어가 텔레그램 채널을 이용한 마약 유통 시장에 큰 타격을 줌과 동시에 대량의 마약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는 큰 성과를 이뤘다"며 "국민의 정신과 건강을 황폐화하는 마약 유통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역량을 집중해 끝까지 추적하고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