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tage] 플레트뇨프 '라흐마니노프는 음악 그 자체'

피아노 협주곡 4곡 전곡 연주
내일부터 이틀간 예술의전당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로서 위대한 천재였다. 하지만 그를 단지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설명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나에게 라흐마니노프는 음악 그 자체다."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27~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곡 전곡을 연주한다. 27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 그리고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연주하고, 28일 3번과 4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다카세키 켄이 지휘하고 한국 체임버오케스트라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플레트뇨프는 서면 인터뷰에서 라흐마니노프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존경을 드러냈다. "라흐마니노프는 누구보다 연주를 잘한다. 라흐마니노프가 연주하는 모든 음표는 훌륭하다. 그보다 천재인 음악가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하일 플레트뇨프 [사진 제공= 마스트미디어]

라흐마니노프는 역대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를 거론할 때 항상 언급되는 연주자다. 198㎝의 큰 키만큼 손도 커 피아노 연주에 유리한 신체적 조건을 타고났다. 라흐마니노프는 뛰어난 작곡가이자 지휘자이기도 했다.

플레트뇨프도 연주자, 작곡가, 지휘자로 활동한다. 그는 지난해 6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의 정기공연을 지휘했다. 당시 서울시향은 플레트뇨프가 편곡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을 연주했다. 플레트뇨프는 피아노와 지휘를 모두 할 줄 아는 음악 애호가라고 자신을 낮추며 "내 음악을 나만의 사상과 비전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때로는 감상자로, 때로는 작곡자로, 때로는 지휘자로, 그리고 연주자로 모든 형태의 음악을 즐긴다"며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등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많은 음악가도 작곡가, 피아니스트, 지휘자 등 세 가지 일을 겸했고 결국 이 모든 것은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플레트뇨프는 라흐마니노프의 이름이 들어간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기도 했다. 그는 1990년 러시아내셔널오케스트라(RNO)를 창단해 수석 지휘자와 예술감독 등으로 2022년까지 활동했으며 RNO에서 물러난 뒤 곧바로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RIO)를 창단했다.

"RNO는 행복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RNO에서 나와 함께한 많은 수석 연주자들이 RIO에 합류했다. RIO가 RNO의 전통을 계승할 수 있기를 바란다. 라흐마니노프의 이름을 딴 오케스트라인 만큼, 그 이름처럼 최고의 공연 수준과 예술적 표현에 집중할 것이다."

라흐마니노프 연주를 앞두고 플레트뇨프는 라흐마니노프를 흉내 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연주할 것이라고 했다.

"과거 라흐마니노프의 음반을 녹음할 때, 큰 도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깨달았다. 연주를 표면적으로 흉내 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흉내 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연주 속에 있는 라흐마니노프만이 가진 음악의 배경을 흉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있는 대로 받아들이고 연주할 뿐이다."

그는 앞으로도 피아니스트와 지휘자의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휘와 피아노를 주어지는 대로, 가능한 대로 계속할 예정이다. 목표나 계획은 따로 없다. 그저 살아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음악을 계속해갈 예정이다."

문화스포츠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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