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대구의 한 신축아파트 옥상에서 누수가 발생해 계단에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는 등 불편을 겪은 입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매일신문 등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8일 오후 9시 15분 대구의 A아파트 한 동에서 엘리베이터가 44층에서 멈춰 방문객 1명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장비 3대와 인력 8명을 투입해 신고 접수 24분 만에 이 남성을 구조했다.
이날 사고의 원인은 아파트 옥상의 상수도관 누수로 인한 정전으로 추정됐다. 소방 당국은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을 구조한 뒤, 옥상층에 위치한 물탱크를 잠그고 펌프 차량으로 새어 나온 물을 모두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구 북구 전자민원창구에는 '워터파크 맛집으로 소문난 A아파트' 'A아파트 누수 관련 진상조사 및 대책 마련' 'A아파트 부실 공사와 관련해 전면 재검해야 합니다' 등의 제목으로 해당 아파트의 사고와 관련한 각종 민원 게시물이 올라왔다.
19일 민원 게시물을 올린 한 주민은 "심각한 누수로 인해 동 전체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물이 빠지지 않아 계단으로 물을 내려 동 전체는 물바다가 됐고, 피난층으로 가는 계단이 막혀 벽을 뚫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썼다. 또 "고층부는 단수가 되고 일부 세대는 세대 내 누수도 경험했다"라고도 전했다.
이어 "우리 아파트 주민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아파트 내 중대하자 및 세대하자가 많아 준공 승인을 해주면 안 된다고 지속적인 민원을 넣었다"며 "그러나 북구청은 막대한 누수 및 중대하자가 없다고 날치기 준공 승인을 내줬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비상구 계단으로 물이 쏟아지고 있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올리며 "49층부터 전 세대가 폭포 소리 같은 물벼락을 지켜보며 밤을 보내야 했고 입주민들과 경비원들이 손으로 직접 물을 한 층씩 아래로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입주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무서운 물난리를 겪었다"며 "수 톤의 물이 건물에 스며들고, 엘리베이터는 고장 나고 그야말로 재해 상황 같다"고 호소했다. 그는 "신축아파트에 물 누수 하자라니 안전을 믿을 수가 없다. 대구시에서 외부점검위원단을 꾸려 검사해달라"고 했다.
앞서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하자보수 문제가 남아있는데도 임시사용승인이 이뤄졌다며 지난달부터 북구청에 항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 게시물 작성자들은 "제대로 된 현장 확인도 안 하고 준공 승인을 내어준 책임을 지고, 피해 대책 및 보상과 아파트 전체 누수 및 안전 검사를 실시해달라"며 구청의 빠른 대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