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앤칩스]AI 효과로 SSD 날았다…QLC 낸드 수요 기대감

기업용 SSD 시장, AI 수요로 성장세
데이터센터 고용량 요구 부합 'QLC'

삼성전자, 3분기 QLC 기반 V9 양산
SK하이닉스, 솔리다임 통해 사업 확대

인공지능(AI) 효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가장 먼저 두각을 보였다면, 최근 들어선 낸드플래시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AI 확산 토대인 데이터센터에 쓰이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SSD는 대용량 보조 저장 장치입니다. 주로 '하드'라고 부르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같은 역할을 하는 대체품에 속하죠. HDD가 기계 부품(자성을 띠는 회전 디스크)을 활용해 정보를 저장했다면, SSD는 디지털 방식으로 메모리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낸드와 컨트롤러(SSD 제어 역할 시스템 반도체)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SSD는 HDD 단점으로 언급되던 소음과 발열, 느린 속도 등을 극복하면서 점차 시장에서 쓰임새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HDD 대비 비싼 가격이 그간 SSD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됐다면, 점차 가격 격차가 줄어드는 데다 최근 전력 효율이 중요하다 보니 SSD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하는 데이터양이 급증하면서 기업용으로 쓰이는 SSD 수요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공개한 1분기 기업용 SSD 시장 매출 규모는 전분기보다 62.9% 급증한 37억5810만달러였습니다. 그간 AI 효과로 SSD 역시 수혜주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는데 올해 들어 수치로 증명된 겁니다.

기업용 SSD 중에선 QLC(쿼드러플레벨셀) 낸드 기반의 제품 수요가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Cell)에 몇 개 정보(비트)를 담을 수 있는지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데요, 1개 셀에 1비트를 담으면 싱글레벨셀(SLC), 2비트를 담으면 멀티레벨셀(MLC), 3비트는 트리플레벨셀(TLC), 4비트는 QLC, 5비트는 펜타레벨셀(PLC)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셀당 정보(비트) 포함 수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 낸드플래시 / [이미지출처=SK하이닉스 뉴스룸]

QLC의 경우 다른 낸드와 비교해 한 셀에 더 많은 비트를 저장하다 보니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용량을 지원합니다. 가격도 더 저렴한 편이죠. 여러모로 대용량 수요가 늘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적합할 수밖에 없는 제품입니다. 다만 한 셀에 담는 비트가 늘수록 성능이 낮아지고 제품 수명도 짧아진다고 하네요. 기술 난도도 높은 편이라 합니다.

현재 QLC 낸드 기반 SSD를 선보일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낸드 자회사인 솔리다임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는 기업용 SSD 시장에서 1분기 기준 각각 47.4%, 30.4% 점유율을 기록한 주요 업체입니다. 양사 모두 관련 먹거리가 늘어날 것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죠. 특히 솔리다임의 경우 지난해까지 적자가 누적되면서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지만 올해는 효자로 거듭났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QLC 기반 최신 9세대 V낸드를 3분기에 양산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서버향(기업용) QLC SSD 비트 판매량이 상반기 대비 하반기 3배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답니다.

SK하이닉스도 솔리다임을 앞세워 사업 추진에 한창입니다. 김석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 담당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초고용량 eSSD(기업용 SSD) 구현을 위해서는 현 시장 주류인 TLC보다는 QLC 기반 제품이 필요하다"며 "솔리다임이 보유한 QLC 기반 60테라바이트(TB) 이상 고용량 eSSD 솔루션으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편집자주현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매일 듣는 용어이지만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도통 입이 떨어지지 않죠. 어렵기만 한 반도체 개념과 산업 전반의 흐름을 피스앤칩스에서 쉽게 떠먹여 드릴게요. 숟가락만 올려두시면 됩니다.

산업IT부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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