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108)젠슨 황도 '엄지척' 자율주행 로봇 만든 뉴빌리티

뉴빌리티, 엔비디아 스타트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 통해 AI 기술력 고도화
라이다 사용하지 않는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구현

지난 2일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4' 현장,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무대에 로봇 한 대가 등장한다. 성인 무릎 정도 높이의 몸체에 4개의 바퀴를 단 이 로봇은 젠슨 황 CEO의 주변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자율주행을 선보인다. 젠슨 황 CEO는 "AI의 다음 물결, 로보틱스의 미래"라고 이 로봇을 소개했다. 이 로봇은 한국 기업 뉴빌리티가 만든 '뉴비'다.

뉴비가 젠슨 황과 함께 무대에 오른 이유는 뉴빌리티가 2021년부터 엔비디아의 스타트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고도화해왔기 때문이다.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로봇 뉴비에 엔비디아의 '에지 컴퓨팅 플랫폼'을 탑재해 독자적인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 무대에 등장한 '뉴비'

14일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뉴빌리티의 미션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 로봇을 가장 적합한 시기에 시장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뉴비에는 AI 기반 비주얼 슬램(SLAM) 기술이 적용됐다. 주변 환경 지도를 작성하면서 동시에 작성된 지도 안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찾는 기술이다. 3차원 SLAM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카메라와 라이다(LiDAR)가 복합적으로 활용되는데, 뉴빌리티는 경제적이며 확장성 높은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로지 카메라로 수집된 시각 데이터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했다. 뉴비는 카메라를 통해 얻은 시각 정보를 기반으로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정하고, 주변 환경의 지도를 생성하는 기술로 운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뉴비에 활용된 AI 기반 비주얼 슬램 기술은 로봇이 사람, 장애물, 교통 신호 등 주변 환경의 다양한 요소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인식하도록 지원한다. 뉴빌리티는 지금까지 실내외 환경, 주야간 환경, 캠퍼스·골프장·캠핑장·도심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처음 주행하는 환경에서도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능력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 대표는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인력을 모두 내부에 두고 있다"며 "독보적인 기술력과 서비스 운영 경험치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일상을 혁신할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민 대표가 뉴빌리티의 AI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빌리티는 로봇 배달과 순찰 서비스 등 크게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까지 국내외 17개 지역에서 배달과 순찰을 진행해왔으며, 하반기 서울 중심부에서 규모 있는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서비스 지역을 넓히며 전국 주요 도시로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최근 미국 통합 보안 서비스 기업 사우스플로리다시큐리티(SFS)와 손잡고 순찰 로봇 서비스의 현지화를 위한 PoC(사업 검증)를 공동 수행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뉴빌리티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1700가구가 거주하는 고급 주택단지 도랄 아일스 클럽하우스에 순찰 로봇을 배치한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로봇 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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