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은주기자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64조원을 넘어섰다. 월별 재정 수지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래 4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대기업들의 실적 저조로 법인세가 잘 걷히지 않은 가운데 신속 집행 여파가 미친 영향이다.
기획재정부.[출처=아시아경제DB]
기획재정부가 13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6월호’에 따르면 올해 1~4월 관리재정수지는 64조6000억원 적자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조2000억원이나 규모가 확대됐다.
다만 3월 기준 가장 높았던 전달(75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10조7000억원 개선됐다.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매년 흑자를 기록하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4대 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준다.
관리재정수지적자가 4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건 세수가 잘 걷히지 않은 가운데 예산 집행은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1~4월 누적 국세 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4000억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4조4000억원 늘었지만, 대기업들의 사업실적이 저조해 법인세가 전년 동기 대비 14조9000억원이나 덜 걷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상으로 계획했던 관리재정수지 규모를 고려하면 수지 자체의 적자 규모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91조6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었다.
예산 지출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4월 기준 총지출은 전년 대비 19조6000억원 늘어난 26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39.7%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연간 계획한 신속 집행 예산 252조9000억원 중 48.5%(122조7000억원)를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신속 집행 예산 진도율은 역대 가장 빠른 수준이다.
누계 총수입은 국세 수입 감소에도 세외수입·기금 수입 등이 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5000억원 증가했다. 1∼4월 세외수입은 11조1000억원으로 7000억원 늘었고, 같은 기간 기금 수입도 9조2000억원 늘어난 7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국가채무는 지난 4월 말 기준 1128조9000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13조4000억원 늘었고, 작년 말의 1092조 5000억원보다도 36조4000억원 늘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고채 상환은 분기 말에 집중되는데, 4월은 상환보다는 발행이 많은 달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