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애플이 자사 첫 인공지능(AI) 서비스 공개 하루 만에 7% 넘게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가에서 애플의 자체 AI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아이폰 교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면서 시장의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11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7.26% 치솟은 주당 207.15달러에 마감했다. 애플 주가가 2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이날 장중 207.1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애플 시가총액은 3조1800억달러를 돌파해 엔비디아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애플 주가가 치솟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27%, 0.88% 뛰며는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 같은 애플 주가 강세는 전날 개막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발표한 애플의 AI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전날 자사 첫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모든 기기에 인텔리전스를 적용하고, 운영체제인 iOS를 비롯해 올해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은 또 오픈AI와 손잡고 자사 음성 비서인 시리에도 챗GPT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AI 경쟁 참전 선언에도 전날 애플 주가는 자체 AI 서비스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에 1.91% 빠졌다. 하지만 하루 뒤인 이날 월가에서 애플의 AI 기능이 최신형 아이폰 교체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지며 7% 넘게 치솟았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이 AI 기능을 통해 가장 차별화된 소비자 디지털 에이전트로 강력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번 AI 기능은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해 기기 교체 주기를 가속화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애플 투자의견 '비중확대', 목표주가 216~270달러를 뒷받침 할 수년간 이어질 제품 교체의 정점에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원활히 구동되려면 아이폰15프로나 아이폰15프로맥스 이상의 사양이 요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올 가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16 교체 수요를 크게 자극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애플의 AI 서비스 발표가 "AI 이용이 가능한 똑똑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주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애플이 내놓은 AI 서비스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 역시 제기된다.
미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전날 시연한 이미지 검색, 이메일·메시지 작성 지원 등은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의 AI 도구가 제공하는 기능과 유사해 보인다"며 "애플의 AI 진화는 혁명이 아니다. 애플이 어떻게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